[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탕탕탕' 예산 전쟁의 막이 올랐다. 각 부처가 내년도 예산과 기금으로 모두 346조6000억원을 요구했다. 올해보다 21조2000억원(6.5%) 많은 금액이다. 부처들의 요구액은 정부가 중기재정운용계획에서 어림잡은 337조7000억원보다 8조9000억원 많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있어 국회 심의과정에서도 복지와 사회간접자본(SOC)을 중심으로 예산 늘리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기획재정부가 집계한 2013년도 예산 요구액 증가율은 6.5%다. 5년 평균치 7.0%를 약간 밑돈다. 최근 전년비 요구액 증가율은 2008년이 8.4%로 가장 높았고, 이듬해엔 7.4%, 2010년에는 4.9%로 떨어졌다. 하락세를 보였던 증가율은 2011년 다시 6.9%로 상승했고, 복지 예산 요구가 봇물을 이룬 2012년 7.6%까지 올랐다. 분야별로는 교육(10.1%)과 국방(7.6%), 연구개발(R&D), 복지(5.3%) 분야의 요구액 증가율이 높았다. 12개 분야 가운데 7개 분야에서 증액 요구가 있었다. 반면 SOC(-10.1%)와 환경(-6.6%), 문화체육관광(-5.5%), 산업 중소기업 에너지(-5.4%), 농림수산식품(-4.8%) 등 5개 분야의 요구액은 올해보다 줄었다. 증액 요구는 의무 지출이 많은 복지 분야나 주요 정책과제가 맞물린 분야에서 이뤄졌다. 교육 분야에서는 지방교육교부금(3조6000억원)과 대학 연구역량 강화 지원에 필요하다며 대규모 예산 증액을 요구했다. 복지 분야에서는 기초생활보장과 기초노령연금, 건강보험과 중증장애인연금, 4대연금(국민, 사학, 공무원, 군인) 등의 요구액이 올해보다 3조8000억원 늘었다. 지원 기간과 지원율 확대에 따라 저소득 근로자에 대한 사회보험료 지원비 요구액도 2000억원 증가했다.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에도 올해보다 4000억원이 더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다. 내국세 증가에 따라 세수에서 일정 비율을 떼어 내려보내는 지방교부세·지방교육교부금 요구액은 7조원 늘었다. 녹색성장과 신성장동력 등 R&D 지원에도 1조원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더불어 대학생 학자금 지원을 위한 한국장학재단 출연금으로 3000억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및 공적 개발원조(ODA) 지원금으로 1000억원을 지원해 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반면 문화 관련 요구액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올해 완공)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내년 완공) 등으로 대규모 문화·체육시설 건설이 끝나 올해보다 줄었다. 환경 분야에서도 4대강 사업 완료에 따른 수질개선비 투자분이 올해보다 5000억원 줄어 예산 요구액이 감소했다. 이석준 재정부 예산실장은 "2013년 균형재정 회복과 경기회복세 뒷받침에 역점을 두고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겠다"면서 "집행부진이나 성과미흡, 외부지적 사업은 예산 지원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분야별로는 ▲R&D ▲ODA ▲국방경영효율화 ▲인건비 ▲전달체계효율화 ▲보조사업 ▲재정융자사업 ▲정책연구용역비 등을 세출 구조조정 대상으로 꼽았다.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박연미 기자 chang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