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삼수생' 우리금융, 한달 남은 예비입찰 관전법

백마 타고 나타난 KB금융, 그리고 장애물 3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김은별 기자]내달 27일로 예정된 우리금융 매각 예비입찰을 앞두고 우리금융 매각 구도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유력한 잠재 후보인 KB금융이 최근 노조를 만나 우리금융 매각 이슈를 꺼내는 등 입장을 다소 선회한 신호를 보이고 있는 것. 여기에 국내 PEF(사모투자회사)의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어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졌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그러나 KB금융이 실제 입찰에 참여하더라도 우리금융 민영화가 성사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여러 차례 민영화 시도를 하면서 불거진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3차 매각까지 왔기 때문이다. ◆법적 요건ㆍ자금력 고민하는 KB금융=가장 중요한 열쇠는 합병의 세부적인 요건이다. 공적자금위원회는 이번 우리금융 민영화에서 자격을 갖춘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합병 방식을 허용했다. 인수 방식의 경우, 지주회사법에 따라 다른 지주회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지분 95% 이상을 사들여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합병은 인수처럼 지분을 95% 이상 사들이지 않아도 되고, 자금이 크게 필요하지도 않다.
그러나 정부의 매각공고에서 교부금의 범위와 배정방식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어 상법상 '현금상환 합병' 방식과 법인세법상 '적격합병 요건'을 만족시킬 세부사항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세법상 각종 세금을 감면받으려면 합병 대가의 80% 이상을 주식으로 줘야 한다. 우리금융의 정부 지분 56.97%에 대한 매매대금(약 9조원) 가운데 7조2000억원 규모의 주식은 매도자(정부)에게 줘야 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합병 후에도 정부 지분이 남게 된다. 지난 5월 기준으로 KB금융과 합병할 경우 정부 잔여 지분은 22.4%다. KB금융의 지분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주주들은 금융지주의 국유화라며 반발할 수 있다. 따라서 KB금융 입장에선 잔여지분을 서서히 매각할 수 있다는 논리로 주주들을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부는 예금보험공사 지분이 남더라도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방침이다.어윤대 회장의 결단도 중요하다. KB금융이 ING생명 아시아ㆍ태평양사업본부 M&A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KB금융의 내부유보금은 현재 5~6조 수준으로,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하려면 ING생명(한국 법인 적정가격 3조 추정)을 포기해야 한다. ◆'유효경쟁' 필요..이번엔 흥행몰이 가능할까=유효경쟁이 성사될 지 여부도 포인트다. 지난해 우리금융 민영화가 중단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 현재로서 여타 지주사들이 인수전에 참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산은금융지주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일단 후보에서 멀어졌다.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을 인수한터라 여력이 없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전혀 인수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에서도 지난해 2차 매각에서 관심을 보인 MBK파트너스와 보고펀드, 티스톤 등 3곳의 사모펀드가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지주와의 합병에 무게를 실어준 상황에서 과연 사모펀드들이 '들러리'를 서겠냐는 불안한 관측도 가능하다. 만약 사모펀드들이 모두 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KB금융만 단독 입찰한다면 유효경쟁은 성립하지 않는다. ◆각종 반대여론 설득할 논리는=노조 등 내부적인 반발과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 KB국민은행 노조와 우리은행 노조는 고용 불안을 초래하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국민카드ㆍ부동산신탁노동조합과 함께 KB금융그룹 노동조합 협의회를 출범시키고 우리금융과의 인수ㆍ합병 반대 집회를 열었다. 국민은행 (1166개)과 우리은행(946개)의 영업점이 상당수 겹치는 만큼, 인력 감축과 본부부서 중복인원(30%)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우리은행 노조 또한 비슷한 입장이다. 국민ㆍ우리은행 노조는 내달 27일 KB금융이 우리금융 예비 입찰에 응하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독과점 이슈도 제기된다. 보통 빅3 회사가 시장을 75% 넘게 먹으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제를 받는다. 빅4 은행그룹 중 한 곳이 우리금융과 합치면 빅3가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특히 은행 부문에 독과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이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좋은 여건이 무르익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는 "우리금융 민영화 방식을 시장이 창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을 만큼 우리 시장이 성숙했다고 본다"며 "정권말이라서 안된다는 논리는 민영화를 영원히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김은별 기자 silversta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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