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 전략, 삼성 'TV판매 주력'·LG '플랫폼 먼저'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3D TV에 이어 스마트TV로 전장을 옮겨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상반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TV 판매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고 LG전자는 플랫폼 확대 위주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케이블TV, IPTV 업체들에게 스마트TV 메인화면과 과금체계 등을 상당부분 양보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허브에 앱 형태로 케이블 방송, IPTV 방송 등을 탑재할 예정이었다. 유료 업체는 반대했다. 기능의 일부로 포함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TV에 케이블TV나 IPTV 업체의 라인을 연결하면 기존 셋톱박스와 동일하게 방송을 먼저 보여줄 수 있는 방식을 제안했다. 삼성 스마트TV의 주요기능인 앱을 이용하려면 별도의 스마트 허브 버튼을 눌러야 이용할 수 있다. 과금 체계도 삼성전자가 한발 양보했다. 스마트허브를 통해 과금을 한 뒤 유료방송사업자와 나눠 갖겠다는 계획을 수정해 케이블TV, IPTV 콘텐츠 이용시 발생하는 비용은 모두 해당 사업자에게 나눠 준 뒤 삼성전자는 사업자 서비스 지원, 유지, 관리를 위한 최소 운영비만 받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케이블TV, IPTV 업체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제안한 까닭은 스마트TV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유료방송사들이 소비자들에게 최대한 편리하게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도록 협력관계를 구축 중"이라며 "해외서도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사업자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셋톱박스에도 스마트허브의 일부 기능만 구현할 방침이다. 주 화면은 종전 케이블TV, IPTV와 동일하지만 앱 사용이 가능하도록 별도 메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일반TV에 연결하면 스마트TV 기능을 하는 별도의 셋톱박스는 출시 계획이 없다. 스마트TV 판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서다. 플랫폼 확대 보다 스마트TV 판매량 확대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상반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스마트TV 판매도 중요하지만 우선 플랫폼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최근 '스마트TV 업그레이더'를 출시했다. 셋톱박스 형태의 이 제품을 구형 TV에 연결하면 최신 스마트TV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다음TV와 같은 형태다. 필립스, 샤프 등 글로벌 TV업체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연합전선도 구축했다. '스마트TV 얼라이언스'가 그것이다. HTML5 기반의 앱을 공동으로 개발해 3개 회사가 콘텐츠를 공유한다. 오는 3분기부터 관련 앱이 제공된다. LG전자는 스마트TV 얼라이언스를 개방해 참여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TV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판매량이 아니라 플랫폼 확대"라며 "일반TV 사용자도 스마트TV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더를 출시하고 글로벌 TV업체와 플랫폼을 공유해 시장 저변을 넓히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