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자신의 지분 일부를 넥슨에 매각,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남에 따라 그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김 대표가 회사를 떠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8045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만큼 새로운 사업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넥슨 일본법인(대표 최승우, 이하 넥슨)은 8일 엔씨소프트 설립자이자 CEO인 김택진 대표로부터 엔씨소프트 주식 321만8091주를 주당 25만원에 취득했다고 밝혔다. 총 투자금액은 약 8045억원이다. 이번 투자로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인수한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김택진 대표는 보유하고 있던 540만6091주에서 넥슨에 넘긴 321만8091주를 뺀 218만8000주(9.99%)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됐다.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세계 게임 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두 회사의 협력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김택진 대표는 "게임, IT 산업의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엔씨소프트와 넥슨 두 회사가 힘을 합쳐야 세계 게임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이어 김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엔씨소프트가 가진 개발력과 넥슨의 글로벌 퍼블리싱 플랫폼이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생각한다"며 "향후 많은 협업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하지만 지분 매각 외에도 넥슨과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점에서 그의 이번 결정에 대해 업계에서는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재 엔씨소프트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차기작 '블레이드&소울'이 오는 21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도 이 게임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게임 전반에 대해 발표를 하기로 하는 등 애정을 보여 왔다. 이 게임은 출시 후 연매출 2500억원을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최대주주의 자리를 넘기면서 넥슨의 투자를 받아들인 배경에 새로운 사업 구상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8000억원의 사업 자금 확보를 위해 평소 관계가 좋았던 김정주 넥슨 창업자와 의기투합했다는 것이다. 넥슨과의 시너지가 본격화되면 김 대표가 거취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등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엔씨소프트가 넥슨의 글로벌 서비스 역량을 활용하기를 원해 그 조건으로 투자를 수용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으며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정계 진출을 예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김 대표는 이번 주식 매각과 관계없이 계속해서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게 되며 오는 21일의 블레이드&소울 공개테스트(OBT) 준비도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승우 넥슨 대표 역시 "이번 투자는 엔씨소프트의 개발력과 넥슨의 글로벌 퍼블리싱 플랫폼 간의 결합"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양사가 전 세계 게임 이용자들에게 최상의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철현 기자 kc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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