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철도역 소유권 환수 추진.. 코레일과 '전면전' 가나?

서울역 등 435개 역사소유권 7년만에 재환수 추진키로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공공기관에 넘겼던 전국 철도 역사를 다시 정부로 이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역사는 서울역 등 총 435개다. 이에대해 코레일은 KTX 경쟁체제 도입이 정부의 의도대로 되지 않자 자산을 빼앗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경쟁체제 도입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정부 "코레일 소유 역사 되찾겠다"= 7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코레일에 현물 출자형식으로 소유권을 넘겼던 역사를 다시 정부가 되찾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본환 철도정책관은 "KTX 경쟁체제 도입추진 이전부터 역사를 되찾아 오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TF팀을 구성하고 내달 가닥을 잡아 연내 소유권을 가져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역사 소유권은 지난 2005년 철도 구조개혁 차원에서 코레일로 넘어갔다. 선로(線路) 등은 국가가 소유ㆍ관리하되 역사는 철도 운영권을 가진 코레일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넘겼다. 전국 663개 역사 중 435개가 대상이다. 코레일로 넘겨진 역사의 소유권을 정부가 되찾으러 나선 것은 소유권 이관 후 7년만이다.정부는 선로개량사업 등 철도서비스를 향상시키고 역사를 활용한 불필요한 땅장사 등의 횡포를 막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지난 2월 발표한 선로개량사업 추진비 8000억원은 역사 내 설비조정 등에 투입되는 보상비인데 소유권이 국가로 환원되면 별도로 마련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또 역사 소유권을 이용해 땅장사를 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소유권을 갖고 있어 정부와 협의를 통해 역사 부지를 매각할 수 있다"며 "지난 2009년 용산역 차량기지 32만9000㎡를 8조원에 용산국제업무지구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자에게 매각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전국 역사 중 순이익을 보는 곳은 107개 정도이며 매년 250억원 가량의 손해를 보고 있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며 코레일 본연의 사업목적에 저해된다는 지적도 내놨다. 국토부 관계자는 "철도운송 등 경영능력 제고를 통해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게 아니라 땅을 팔아 지표상 경영상황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등의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소유권 환원이 필요하다"며 "소유권 환원 후 관리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코레일 '묵묵부답'…무언의 항변= 역사 소유권 환원에 대해 코레일은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한 코레일 관계자는 "지난 20여년간 근무해 왔지만 경쟁체제 도입 추진 이후 처음 역사를 국유화하겠다는 얘기를 듣는다"며 "경쟁체제가 국민의 반대에 부딪쳐 이뤄지지 못하니까 이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역사 소유권 환원이 경쟁체제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12월27일 업무보고를 통해 철도운영시장의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철도산업의 서비스 개선과 효율성 증대를 위해 코레일이 독점하고 있는 지역간 철도운영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는 게 정부의 논리다. 2015년부터 개통 운행되는 수서발 KTX노선이 대상이다. 하지만 코레일 노조 등은 이 같은 정부 논리에 대기업 특혜 의혹 등을 주장하며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도 여야 관계없이 반대 중이다. 이에 정부는 대통령선거 등을 고려해 올 상반기가 아닌 연내 민간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물러선 상태다. 코레일 다른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철도사업은 국고 보조가 필요하며 선로개량을 위해 국가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면서 "철도산업 육성을 위해 역사를 넘겨놓고 이제와 가져가겠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와 협의해 용산역사를 매각했는데 이를 땅장사라고 표현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철도차량 업계 관계자는 "광명역처럼 큰 역사도 40여명 가량의 코레일 직원이 근무하며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유권이 바뀐다고 어떻게 경영 능력이 제고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코레일 홍보실은 "공식적인 회사의 입장은 정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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