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새누리당이 대선을 겨냥해 안보 프레임 짜기에 돌입했다. 황우여 대표를 포함한 새누리당 지도부와 서병수 사무총장, 박상은ㆍ한기호 의원 등은 4일 백령도를 방문해 천안함 위령탑을 참배하고 현지 부대를 시찰한 뒤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이는 지난 4ㆍ11총선 이후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주도로 지속돼온 민생 행보를 처음으로 벗어난 '이념 행보'다. 최근 정치권의 현안을 고려하면 현충일(6일)에 즈음한 의례적인 차원을 넘어선다. 통합진보당 경선비리 파문에서 시작된 종북 논란은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의 탈북 대학생 및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 비하 발언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확산됐다.안보가 부각되는 6월(호국ㆍ보훈의 달), 그 중에서도 현충일을 앞두고 북한이 아닌 우리 정치권으로부터 대북 이슈가 촉발된 것이다.북한은 지난해 6월 1일 천안함ㆍ연평도 사태와 관련한 남북 비밀접촉 내용을 공개하면서 "남측이 양보를 해달라고 애걸ㆍ구걸하며 돈봉투까지 건네려 했다"고 주장했다.비슷한 시기 북한의 대남 이메일 해킹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북ㆍ안보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으나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고 북한의 태도를 규탄하는 쪽으로 여야의 입장이 모아져 특정 정치 세력의 '적대적 프레임' 구축에 이용되기는 어려웠다. 박근혜 전 위원장이 지난 1일 이석기ㆍ김재연 통진당 의원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국가관을 문제삼아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옳다"며 "사퇴가 안 되면 그렇게(국회가 제명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밝힌 데 정치권이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그래서다.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3일 "미국에 의존하는 핵전략을 넘어 우리도 핵무기 보유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헌법에 핵 보유국임을 명시하고 핵무장이 현실이 됐으니 '공포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게 정 의원이 밝힌 이유다. 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지금까지와 달리 최근의 종북 이슈나 대북 이슈는 모두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시작된 것"이라면서 "프레임이라는 것을 일부러 짜려고 하지 않아도 짜여지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이 의원은 다만 "중도층과 수도권의 젊은 계층은 국가주의적인 시각이나 지나친 안보 논란을 거북하게 느끼고 실제로 그것이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심화시켜서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면서 "너무 우편향하거나 경도돼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김효진 기자 hjn252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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