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크림에 웬 암호?' 혈압 오른 김씨의 사연

'SPF50PA+++'가 뭐야?···선크림 암호를 해독하라

미국산 선크림. SPF30이라는 광범위 자외선 차단지수를 표시하고 자외선A와 자외선B를 모두 막아준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골프장을 자주 찾는 직장인 김형수(47·마포구)씨는 최근 따가운 초여름 햇살을 가리기 위해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서 선크림을 하나 구매했다. 일상생활에서보다 볕이 더 강한 골프장에서 쓸 제품을 찾다보니 차단지수가 높은 제품으로 점원의 추전을 받아 구매를 했다. 제대로 샀나 싶어 집에 와서 설명서를 읽어보려고 하니 'SPF30PA+++'라는 암호 같은 숫자와 기호만 적혀 있었다. 김씨는 장시간 온라인 검색 끝에 'SPF'는 자외선B의 차단효과를 표시하는 단위이고 'PA'는 자외선A의 차단효과를 표시하는 단위라는 것을 알았다. 김씨는 “선크림 하나 사는데 뭐 이리 어렵게 표시를 해놨는지 모르겠다”면서 “30분이나 검색을 해보고 겨우 이해했다. 설명서도 한 줄 없고 한글도 아니고 암호같이 적어놨다”며 불만을 토로했다.햇살이 따가운 여름을 맞아 자외선 차단지수 표시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소비자의 불만이 늘고 있다. 선크림이 생활필수품으로 여겨질 정도로 대중화되기는 했지만 한글이 아닌 영문과 숫자, 기호의 조합으로 이뤄진 국내 표시기준이 소비자에게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 특히 대부분의 제품들이 'SPA15PA+' 'SPF50PA+++' 등 차단지수를 표시하고 있더라도 이에 대한 한글설명, 자외선 차단강도, 지속시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덧붙이지 않고 있어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자외선 차단지수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자외선B(UV-B) 차단지수인 SPF와 자외선A(UV-A) 차단지수인 PA 지수다. SPF는 숫자가 높을수록 차단 기능이 강한 것이고 PA 지수는 PA+, PA++, PA+++ 3가지로 +가 많을수록 차단이 잘된다고 보면 된다.하지만 이런 표시기준이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제품용기나 설명서에 구체적인 설명이 곁들여지지 않은 제품이 많다는 것이 문제다. 자외선B의 차단지수와 자외선A의 차단지수를 통합해서 표시할 수 없다는 점도 표시기준이 복잡해지는 이유다. 미국에서는 소비자가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광범위 자외선 차단지수를 표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SPF30이면 자외선B를 막아주는 것과 동시에 자외선A도 함께 차단해 준다는 뜻이다. 하지만 수치화가 가능한 자외선B 차단지수와는 달리 자외선A의 경우 지수화가 어렵다는 게 국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자외선B는 SPF30, SPF50 등으로 표시가 가능하지만 자외선A의 차단지수는 PA30, PA50 등으로 수치화해 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식품의약품안전청 한 관계자는 “자외선B의 경우 SPF30이라고 표시돼 있으면 30분의 1만큼 차단된다는 식으로 수치화가 가능한데 자외선A의 경우는 아직까지 정확한 수치화가 어렵기 때문에 '차단이 된다, 안된다'로 표시가 가능한 수준이라 두 가지 수치를 통합하기는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그는 “따라서 국내 표시기준처럼 자외선B의 차단지수인 SPF와 더불어 자외선A 차단지수인 PA 표시도 함께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시이기는 한데 이런 내용이 제대로 대중에 홍보가 안 된 것은 정부나 기업차원에서 좀 더 노력할 부분”이라고 말했다.박소연 기자 mus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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