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日 엘피다 인수 포기(종합)

본입찰 제안서 제출 안해, 최태원 회장 '전략적으로 유리하지 않아 인수 포기'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SK하이닉스가 일본 반도체 업체 엘피다 인수를 위한 본입찰을 포기했다. 경영진 일각에선 실사후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면 해보자라는 의견들도 있었지만 결국 이사회가 제동을 걸었다. 4일 SK하이닉스는 서울 대치동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엘피다 본입찰건과 관련해 논의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이사회는 최태원 회장이 10시 30분을 조금 넘어서며 도착해 시작됐다. 이사회는 2시간 가량 진행됐다. SK하이닉스측에 따르면 이사진은 엘피다 본입찰에 대한 득실을 면밀히 따진 뒤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도시바에 이어 SK하이닉스까지 엘피다 인수전에서 빠지며 엘피다 매각은 불투명하게 됐다. 1차로 진행한 예비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써낸 가격은 1조5000억~2조원 사이로 엘피다 채권단의 기대에 크게 못미쳤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최소 3조원 이상을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본입찰 자체가 미뤄지거나 아예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높다. 현재 본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업계는 SK하이닉스가 본입찰까진 진행하고 최종 인수에서 발을 뺄 것으로 전망했다. 적당한 가격으로 본입찰에 응하고 자연스럽게 최종 인수를 포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SK하이닉스는 예비입찰에 참여한 이후 실사단을 파견해 엘피다를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사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얻을 것은 다 얻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때문에 이사회에선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까지 응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최 회장 역시 전략적으로 유리하지 않다는 이사진들의 의견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본입찰이)전략적으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데 전략적으로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짧게 설명한 뒤 이사회장을 떠났다. 이어 최 회장은 엘피다 인수는 무산됐지만 인수합병(M&A)는 계속 유효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도 인수합병 기회가 있을 경우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명진규 기자 aeon@<ⓒ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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