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살인사건 원인 '사령카페' 가보니…'

▲ 오컬트 문화의 상징이라는 '전시안'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이현주 기자] '사령소환', '사령일기', '흑마법 교실', '주술무속관'…온라인에서 꽤 이름이 알려진 '오컬트 카페'에 들어가면 흔히 접할 수 있는 단어들이다.지난달 30일 발생한 '서울 신촌(창천동) 살인사건'의 발단이 일명 '악마카페'라 불리는 '오컬트카페'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들에게 영향을 준 오컬트 문화에 대한 네티즌들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오컬트(Occult)'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적 · 초자연적 현상, 또는 그에 대한 지식을 뜻하는 말. 오컬트 문화는 초자연적인 요술이나 주술, 심령, 점성, 예언 등 신비스러움을 찾는 문화장르를 일컫고 있다.이번 사건의 당사자들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사령카페에서 서로 알게 돼 종종 말다툼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 카페 역시 오컬트 문화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모임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이들이 말하는 '사령'은 흔히 생각하는 악마, 악령과는 다른 개념으로 오히려 귀신으로부터 사람을 지켜주는 존재로 여겨진다. 오컬트카페 회원들은 각자 자신이 불러들이는 사령이 있거나, 카페에서 사령을 불러들이기 위한 방법을 배우고자 한다. 카페 회원들은 그들만의 언어로 소통하고 있다. 공지사항, 가입인사 등 필수게시판을 제외하고는 이곳 문화를 처음 접하는 이들은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로 넘쳐난다.게시판 한 켠에는 초보자들을 위해 사령관련 용어를 설명해 놓기도 했다. 사령을 불러들이는 부적처럼 쓰이는 '구자방' 사령을 불러들여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있는 방법인 'OX', 사령이 왔음을 알 수 있는 '손빙의' 등의 단어가 그러하다. 한 카페에는 '구자방을 그린다', '구자방을 입에 가까이 대고 세 번 주문을 말한다', '주문은 ** 메즈루 이또다마 요 와레오 마모리타 마에(번역하면 **이 명한다 사령이여 나를 지켜라)', '손이나 입술 주위가 저릿하거나 우웅 소리가 들리면 사령이 소환됐다는 증거다' 등과 같은 구체적인 방법이 나열돼 있기도 하다.이번 살인사건이 알려진 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촌살인사건 가해자와 피해자가 가입한 사령카페의 전모'라는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 글쓴이는 과거 카페 회원으로 가입했을 당시의 경험담을 풀어놓았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이같은 오컬트문화는 현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는 점에서 나날이 인기를 높여가며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변모되고 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오컬트문화가 번성하는(확대되는) 것은 사회가 정신적으로 병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징표라고 지적하기도 한다.박나영 기자 bohena@이현주 기자 ecolh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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