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서울메트로9호선주식회사가 서울시와 협의없이 요금인상을 기습공표한데 대해 일단 시민들에게 사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최근 9호선 요금인상 관련 들끓는 여론과 서울시의 강경태도를 피해가려는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와 협상 전 메트로9호선이 요금인상을 철회하겠다는 뜻을 밝힌바 없고, 협상개진에도 갈등요소가 여전히 남아있어서다. 정연국 서울메트로9호선(주) 사장은 23일 "서울시와 협상이 이뤄지지 않은 채 오는 6월 16일 9호선 운임요금을 500원 인상하겠다는 것을 홈페이지와 지하철 역사에 공표해 시민들께 혼란을 끼친 점을 사과한다"고 밝혔다.지난 14일 운임료 인상 공표 이후 정 사장은 "서울시의 시민 공개사과 요구와 과태료 부과에 대해 수긍하기 어렵다"면서 "협상여지는 계속 남겨놓겠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6월16일자로 운임을 인상하겠다"며 그동안 요금인상 강행 의지를 표한 바 있다. 이번에 정 사장이 입장을 바꾼 것은 민자 사업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고, 서울시가 사업자 취소 및 매입검토 등 강경책을 들고 나서면서 한 발 물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메트로9호선은 요금인상 철회는 밝히고 있지 않아, 여론을 피해가려는 형식적인 사과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메트로9호선 홈페이지에는 6월16일부터 요금 500원 인상 게시문이 그대로 게재돼 있다. 더욱이 정 사장은 서울시가 지난 21일 '정연국 대표이사 해임요구 처분 예정 청문 통보서'를 팩스로 보낸데 대해서는 응하지 않기로 했다. 청문회는 내달 9일 오후 2시 서울시청 교통정책과에서 열릴 예정이다.정 사장은 "청문회는 사장 해임을 전제로 한 것이라 응할 수 없다"면서 "서울시와의 협상이 그동안 3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되지 않아, 만약 협상완료시점을 정한다면 협상에 응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청문회 자체는 해임요구처분 전 정 사장의 권리구제절차로 받아들이면 되는데, 자신들의 요구에 불리하다고해서 청문회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면서 "그동안 협상을 안했던 것도 아니고, 지난 2010년 11월부터 지난 3월 27일까지 여덟 차례 협상을 진행해 왔다"고 맞섰다.서울시는 지난 2005년에 작성된 9호선 관련 협약서 내용을 조정해 주주실질 사업수익률을 8.9%에서 5%로, 차입부채이자율도 7.2~15%에서 시가 지급보증해 4.3%로 낮추는 방안으로 협상안을 제시하고 있다.한편 서울시는 9호선 요금문제가 난항을 거듭할 경우, 정 사장 해임과 함께 지하철 9호선을 직접 매수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양측의 귀책사유에 따라 매입금액에 차이가 있으나 대략 5000억~9000억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진희 기자 vale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문화부 오진희 기자 valer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