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경제위기로 이어질 수 있어'

-한은 '부채경제학과 한국의 가계 및 정부부채' 보고서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중장기적으로 경제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최근 들어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되고 있어 금융기관의 건전성 악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양수 한국은행 계량모형부장 외 13명이 22일 발표한 '부채경제학과 한국의 가계 및 정부부채'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단기간에 경제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소비를 위축시키고 경제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912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8% 늘어났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2005년 이후 연평균 9.0% 내외로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59.5%가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들어 저신용·저소득 계층에 대한 대출이 확대되고 다중채무자가 급증하는 등 가계부채의 질도 악화되고 있어 금융기관의 건전성 악화와 리스크 증가 가능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주택담보가액대비 은행대출금 비율(LTV)이 우리나라는 47%로 미국과 영국, 일본 등에 비해 크게 낮은 점과 원리금상환부담율(DSR)이 높은 1분위 계층의 부채규모가 크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할 때 가계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은행손실과 금융시스템 불안 위험은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그러나 가계부채의 증가세 지속과 가계대출의 건전성 악화 등이 지속되면 금융안정을 저해하고 채무부담 증대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내외수간 불균형 상황을 악화시키는 등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위험요인이 될 소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민간부채가 과도하게 누중되거나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구제금융과 경기부양 등의 과정을 통해 민간부채가 정부부채로 전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다부채 등에 따른 금융위기 발생 시 제로금리 도달 등의 상황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정책이 더 효과적인 만큼 정부부채가 크게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가계부채로 인한 위기발생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고 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계부채 문제를 금융안정뿐만 아니라 거시경제 차원의 과제로 설정하고 선제적이고 다각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한다고 강조했다.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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