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앞둔 부시장이 문화재단 사무국장으로 가다니

천안문화재단, 정년 1년 앞둔 박윤근 부시장 내정, 이사진 구성 때 ‘밀실인사’ 논란…문화계 불만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5월부터 본격 업무에 들어가는 천안문화재단의 초대 사무국장에 정년을 1년여 남긴 박윤근(59) 천안시 부시장이 내정됐다.이를 두고 지역문화계에서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부시장이 문화계인물이 아닌 공무원출신이고 천안시가 퇴임을 앞둔 공무원에게 예우차원에서 자리를 마련해 주려는 것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천안시는 지난 18일 오전 브리핑을 갖고 “다음 달 출범하는 재단법인 천안문화재단 사무국장 공모에 15명이 응모했으며 박 부시장이 최종합격했다”고 밝혔다.박 부시장은 명예퇴직 형식으로 공직을 마감, 천안문화재단 사무국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앞서 천안시는 지난 1월 문화재단의 핵심구성원인 이사진 14명 중 당연직 3명을 뺀 민간인 11명(경제계 4명, 문화계 6명, 교육계 1명)을 공모절차 없이 모두 시장이 임명해 밀실인사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재단이사장인 성무용 천안시장과 천안시의회 도병국 총무복지위원장, 정형교 복지문화국장 등 3명의 당연직 이사를 뺀 11명의 민간이사진들은 공모절차 없이 모두 시장이 임명했다. 감사 또한 당연직인 천안시 안대진 감사관을 뺀 1명을 시에서 자체적으로 뽑았다.특히 이들 중 몇몇은 문화예술과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측근들로 채워지면서 선정과정에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이사진엔 경제계 4명(▲문필해 천안시기업인협의회장 ▲윤승수 충남북부상의 상근부회장 ▲맹명호 가온치과병원장 ▲윤종환 미협 후원회장)이 위촉됐다.문화계에선 6명(▲김준기 동남구문화원장 ▲송용삼 서북구문화원장 ▲서경원 미협천안지부 회원 ▲김영찬 전 천안문화원 이사 ▲윤성희 예총회장 ▲설기환 충남문화산업진흥원장), 교육계는 조동호 전 천안교육장이 임명됐다.전종한 천안시의회 의원은 “문화재단 이사 승인과정을 보면 정치적으로 시장의 친위대를 연상케 할 정도”라며 “처음부터 지역사회 문화인들이 참여하는 바탕이 이뤄지지 않은 것 같아 문화재단의 미래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문화재단이사진의 밀실행정논란에 이은 박 부시장 인사로 천안시 문화계 내부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 지역예술계 인사는 “문화재단 설립취지는 문화예술기금을 만들어 관이 아닌 민간이 집행하려는 것이다. 시장이 이사장을 맡고 부시장이 사무국장을 맡게 되면 결국 관변단체를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냐”며 불만을 나타냈다.이에 대해 정형교 천안시 복지문화국장은 “문화재단 사무국장은 전문성도 있어야겠지만 아직 도입초기라 행정력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박 부시장은) 충남도 문화관광국장도 했고 평상시 문화분야에 관심과 조예가 깊어 적격자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정 국장은 이어 “6월 말 완공될 천안예술의전당 운영계획과 성장추진을 감안했을 뿐이지 예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천안문화재단은 성정동 옛 천안문화원 건물에 들어섰다. 올해 천안시 출연금 3억원과 문화예술진흥기금 8억6100만원, 이자수입 3100만원, 위탁사업비 23억7000만원 등 35억6000만원이 마련됐다. 반딧불 가족음악회, 시민의종 타종행사, 천안흥타령춤축제 등 문화행사를 추진한다.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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