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오류 외면할 수 없다"며 명확한 개편 방향 제시 촉구
2018학년도 절대평가 도입 이후 사교육 의존 심화 지적
등급 변동성 지나치게 커 신뢰할 수 없는 평가 방식이라는 비판
"고교학점제 시행 후 기피 과목 전락 위험"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의 1등급 비율이 3.11%에 그치면서, 영어 절대평가 제도의 근본적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교육 현장을 중심으로 거세지고 있다.
한국영어영문학회를 비롯한 36개 영어 관련 학회가 참여한 '한국영어관련학술단체협의회(이하 영단협)'는 5일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영어만 절대평가로 시행하는 현재의 수능 체제는 명백한 정책 실패"라며 "더 이상 구조적 오류를 외면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영단협은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은 19.1%였으나, 9월에는 4.5%로 급락했고, 본 수능에서는 역대 최저인 3.11%까지 추락했다"며 "이는 등급 변동성이 지나치게 큰, 신뢰할 수 없는 평가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사교육 의존은 더 심화됐고, 학교 현장에서는 영어 수업 시수 축소와 교사 임용 감소로 이어졌다"며 "수능 영어만 절대평가하는 현행 체제는 입시 형평성을 해치는 동시에 공교육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단협은 절대평가 도입 이후 영어 공교육 기반이 약화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울 지역 일반고 기준, 영어 과목 선택률은 2019년 92.7%에서 2023년 80.6%로 하락했다. 중등 영어 교사 임용 인원도 2014년 수학 대비 118.5% 수준에서 2026년에는 77.7%로 급감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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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철 영단협 공동대표는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이후, 입시와 직접 관련이 없는 과목은 학생들의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며 "이런 흐름 속에서 영어는 선택을 꺼리는 과목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곧 영어 공교육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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