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성 회견장 코 앞에서 전화를 하더니만'

문대성 탈당 거부…'새누리의 변심일까, 스스로의 변심일까'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문대성 새누리당 당선자(부산 사하갑)의 탈당 문제로 국회가 시끄럽다. 문 당선자가 18일 오후 탈당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태로 기자회견장 앞까지 왔다가 전화를 받고 돌아선 뒤 '탈당 유보'를 선언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당초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제수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태 당선자와 함께 탈당 의사를 밝힐 것이란 이야기가 당내에서 흘러나왔다. 문 당선자도 이날 오전 새누리당 탈당과 교수직 사퇴 내용을 담은 기자회견문 초안을 작성했다. 문 당선자가 작성한 기자회견문 초안에는 "제 문제로 인해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합니다", "오늘 새누리당을 탈당하고자 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문 당선자의 애매한 행동을 두고 당의 지도부에서 만류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기자회견장을 100여 미터도 남겨놓지 않은 상태에서 당 관계자와 통화한 뒤 돌아서는 그의 모습이 쉽게 납득되지 않아서다. 도망치다시피 빠져나가다가 기자들에 붙잡혀 심경을 말하며 "박근혜 위원장에게 반하는 행동을 해서 되겠냐"고 표현해 의혹을 증폭시켰다.함께 출당 요구를 받아온 김 당선자의 탈당으로 모든 시선이 문 당선자를 겨냥한 상황에서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인 그가 스스로 탈당을 거부하는 판단을 내렸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당의 한 관계자도 "당내 인사와 어떤 식으로든 상의를 하지 않았겠냐"며 당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해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논란이 되자 새누리당은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문 당선자의 '탈당 유보' 이후 논란이 더욱 증폭되면서 여론이 심상치 않다고 감지한 것이다. 김 당선자의 자진 탈당의 효과가 반나절 만에 사라졌다는 평가도 있다.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례적으로 이날 밤 10시에 서면 브리핑을 통해 "당에서는 문 당선인의 처신과 관련된 문제를 윤리위로 넘겨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박 위원장을 팔지 말고 스스로 책임있는 행동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당선자의 '심경 변화'가 당과 무관함을 강조한 것이다.어느 쪽의 '변심'으로 문 당선인의 탈당이 유보된 것인지 의견은 분분하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반 확보 이후 정국 주도권을 끌고 가려던 새누리당은 당분간 정국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총선 승리로 대선 레이스에서 한발 앞서 나가던 박 위원장의 대권 행보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이민우 기자 mw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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