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에 영리병원 대신 '서울대 국제병원'?

지난 9일 송 시장-정희완 서울대 병원장 만나 송도국제병원 논의 사실 드러나...인천시 송도국제병원 추진 움직임에 주목...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인천시가 의료영리화 논란의 첨단인 송도국제병원 설립을 재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그동안 관련 법 제개정이 무산되면서 "지역 여론을 수렴하겠다"고 한발 물러서 있었다. 그러나 최근 송영길 시장이 정희원 서울대병원장을 만나 송도국제병원 설립에 대해 논의하는 등 적극 재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재현될 전망이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송 시장은 지난 9일 정희원 서울대병원장과 만나 송도국제병원 설립에 대해 논의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2009년 美 존스홉킨스 병원과 함께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600병상 규모의 국제병원을 설립하기로 인천시와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체결된 MOU는 의료법인의 영리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병원에서 거둔 수익을 국외로 송금할 수 없는 등 국내 법ㆍ제도의 미비로 인해 더 이상 진척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 영리병원 개설을 허가하는 내용의 '경제자유구역의 지정ㆍ운영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처리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인천시-존스홉킨스ㆍ서울대병원간의 송도국제병원 설립 논의가 급진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해당 시행령은 지난 2일 법제처 심사를 통과해 국무회의ㆍ대통령 결제를 거쳐 오는 6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송 시장과 정 원장의 만남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 시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송도와 청라ㆍ영종 등 경제자유구역에 글로벌 대학 캠퍼스와 첨단 바이오단지, 국제병원, 복합관광레저단지 등을 조성하는 해양 중시 행정이 필요하다"며 "올해 안에 송도국제병원의 구체적인 모습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적극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인천경제청도 국제병원 운영 주체 선정을 위해 하버드 파트너스 및 세계적 명성의 존스홉킨스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의료단체들은 "전국적 의료영리화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관계자는 "공공의료체계가 무너진다는 시민사회의 반발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와 경제청은 이를 무시하고 추진하려고 한다"면서 "송도국제병원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의료체계 전반에 미칠 악영향이 엄청난데도 단순히 돈의 논리로 영리병원을 추진하는 건 말도 안 된다"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측은 "영리병원을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인천시 관계자는 "송 시장의 발언이 영리병원을 찬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큰 틀에서 외국자본 유치에 대해 말한 것 뿐"이라며 "영리병원이 아닌 대형의료시설을 설립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며 조만간 확정되는 데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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