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유별난 조상 섬기기 ‘종이 아이폰·애인’까지 선물

청명절 성묘 풍속 ‘세상에 이런일이’

중국사람들은 조상의 묘를 찾아 죽은 조상을 위해 다양한 종이제품을 불태우는 독특한 풍습이 있다. 최근에는 IT제품은 물론 종이 애인까지 등장,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에서 4월의 청명은 매우 의미있는 명절이다. 지난 4일은 날이 풀리고 화창해져 농사 준비에 들어간다는 청명일(淸明日)이었다. 불을 피우지 않고 찬 음식을 먹으며 조상의 묘소를 돌보는 한식(寒食)은 청명일과 하루 차이인 5일이다. 한국에서 청명일과 한식이 설날, 추석과 비교해 명절 축에 끼지 못하는 것과 달리 중국에서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이 청명절 국가 지정 휴일일 정도로 비중이 크다. 주말까지 포함하면 5일간의 긴 휴일이기 때문에 많은 이 들이 고향을 방문하는 등 여행이 잦은 시기이기도 하다. 한식날 쑥떡이나 쑥경단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청명절에는 '칭투안'을 먹는데 녹색의 찹쌀떡과 유사하다. 칭투안 속에는 주로 단팥, 검은깨, 대추, 땅콩 등을 넣는데 최근에는 말린 과일이나 새우, 버섯, 계란노른자 등을 넣어서 팔기도 한다. 한국과 달리 독특한 중국만의 풍습은 조상의 묘를 찾아 조상의 풍족하고 여유로운 삶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종이 제품을 불태우는 것이다. 현실세계에서 사용했던 모든 제품은 물론 실제로는 소유하지 못했던 각종 럭셔리 제품들도 모두 종이로 제작된다. 물론 조상을 기쁘게 한다는 것이 목적이며 이같은 용도로 종이제품이 다량 판매된다.종이 돈이나 종이 옷, 종이 컴퓨터 등은 이미 전통적인 아이템이고 올해 청명절에 인기를 끈 제품은 종이 아이폰과 종이 아이패드다. 종이 제품이라고 해서 가격이 매우 저렴한 것은 아니다. 종이 아이폰4나 아이패드2 등은 이어폰은 물론 배터리 충전기까지 포함돼 가격이 약 100위안(약 1만7900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아이폰과 함께 인기를 끌고 있는 최신 IT제품들은 디지털 카메라, 컴퓨터, 노트북 컴퓨터 등이며 중국인들이 즐겨 하는 게임인 '마종'도 조상을 위한 종이제품에서 인기가 높다. 돌아가신 조상이라도 멋지게 보이고 싶은 것은 매한가지이듯 각종 화장품이나 면도기, 핸드백, 머리빗, 비키니 등도 종이 제품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조상들의 편리한 이동을 위한 고급 외제 승용차도 종이 제품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볼보,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의 고급 차들은 아이폰보다 저렴한 약 20위안(약 3500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개인 소지품만 구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조상을 위해 커다란 저택도 구입할 수 있다. 소형 주택은 약 100위안이면 구입이 가능하고, 방이 여러 개 있는 대형 저택을 구입하고 싶다면 200위안(3만5800원)이면 멋진 집을 조상에게 선물할 수 있다.조상을 위한 종이 제품에는 단순히 물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도 포함돼 있다. 구매한 주택을 위한 종이 가구 등은 물론이고 주택을 지키는 종이 경비원까지 함께 구매할 수 있다. 더욱 흥미로운 상품은 혹시나 하늘에 있는 조상이 심심할까 우려해서 나온 ‘종이 애인’이다. 실물 사이즈의 종이 애인을 원한다면 약 20위안을 내야하고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바비인형 사이즈의 작은 종이 애인은 15위안이면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각종 종이 제품을 태우는 청명절의 전통은 공기 오염과 쓰레기 발생 등 및 과도한 비용 문제가 있어 최근에는 이를 자제하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청명절 기간 동안 태워지는 각종 종이 제품들의 무게는 매해 1000톤을 넘어서고 그 금액도 100억위안(한화 1조7934억원)에 달한다고 상하이 데일리가 중국 소비자 협회의 자료를 인용해서 밝혔을 정도다. 한 장례업체는 가짜 종이돈을 수십 장 태우는 대신 큰 금액의 수표 한 장으로 만들 것을 가족들에게 권유하기도 했다. 또 다른 지방도시는 종이돈 대신 꽃다발을 놓거나 혹은 나무를 심는 방안을 권장하고 있다. 조상을 위해 편지를 쓰거나 웹사이트를 만들어 기억을 담는 방안도 적극 권유되고 있다.조상을 위한 묘를 만드는 것도 큰 비용이 든다. 매장보다는 화장이 환경보호에도 좋고 상대적으로 적은 면적이 요구되지만 화장한 재를 매장하는 1제곱미터의 작은 면적이 베이징에서는 최소한 7만5000위안(1345만원)은 내야 한다. 풍수지리에 따라서 좋은 위치로 여겨지는 곳의 가격은 1㎡당 무려 25만위안(4483만원)으로 웬만한 중국 근로자의 연봉을 훌쩍 뛰어넘고 아우디 승용차의 가격보다도 비싸다. 현실에서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부와 돈에 대한 열망이 하늘나라에 있는 조상에게도 반영돼 청명절 비즈니스를 더욱 활발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시노펙은 中최대 글로벌 기업시노펙(SINOPEC)은 중국석유화공고분유한공사가 정식 명칭인 중국의 최대 석유회사다. 시노펙은 연간 정제량 기준으로 아시아 최대의 석유정제업체이며, 세계 4대 정제업체이고 세계 제7대 석유화학 회사이기도 하다. 뉴욕, 런던, 상하이,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경제전문지 포춘의 글로벌기업 리스트의 단골로 포춘의 세계 500대 기업 순위에서 2009년 9위에 이어 2010년 7위에 올랐다. 2011년에는 5위로 올라서면서 도요타를 제치기도 했다. 포춘은 시노펙을 중국 최고 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시노펙의 푸청위 회장은 포춘이 선정한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CEO 25명 중에서 1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중국기업연합회가 발표하는 중국500대 기업에서도 지난 2005년부터 6년째 중국 최대 기업의 자리를 유지해오고 있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chan@naver.com지난해 9월부터 중국 상하이 동화대학교 래플즈 칼리지 경영학과에서 국제경영, 기업커뮤니케이션 등을 가르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년간 기자로 근무했다.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이코노믹 리뷰 한상오 기자 hanso110@<ⓒ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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