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다 다이스케 일본 구마모토현 충남도 주재원, “맛난 음식 많은데 김치만 알아···홍보 더 해야”
우에다 다이스케씨가 일본 3대 명성으로 꼽히는 구마모토성(가토 기요마사가 세운 성)을 설명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한국 버스문화 바꿔야 해요. 맛난 음식이 많은데 홍보 더 해야 하고···.”일본에서 온 우에다 다이스케(50)씨가 대전서 생활하며 느낀 어려운 점과 아쉬운 점이다.우에다씨는 충청남도와 일본 구마모토현이 1983년 자매결연을 맺고 공무원을 서로 파견하면서 지난해 4월 충남도 주재사무소 주재원으로 왔다.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 특히 대전은 어떤 모습일까. 우에다씨는 “이야기를 할 만한 주제가 그리 많지 않아 재미없을 것”이라며 인터뷰를 망설였다. 한국사람들은 일상으로 겪는 일이 외국인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을 것이고 한국인이 고쳐야할 문화는 뭐가 있는지 알고 싶다고 설득했다. 그는 먼저 교통문제를 지적했다. 숙소에서 충남도청의 주재사무소까지 버스로 출·퇴근하는 우에다씨는 “일본은 버스가 정류장에 서면 운전사가 ‘일어나 주세요’라고 말하면 그 때 사람들이 일어나 내린다. 반면 한국은 버스가 서기 전에 먼저 문 앞으로 나가는데 어르신의 경우 젊은이들과 함께 움직이다보면 다칠 수 있다.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서 복지담당업무를 맡았던 그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문제다. 다음은 운전습관. 그는 “택시나 승용차 등 많은 차들이 난폭운전을 한다. 위험해 보인다”고도 지적했다.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가 낳은 좋지 않은 습관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일본에도 여러 나라 술들이 있지만 많이 마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폭탄주를 마셔봤느냐는 질문에 “아휴!”라며 손사래를 쳤다. “한국에선 사람을 사귀려면 술을 마시라고 하는데 술을 잘못 마시니까 어렵다”고 답했다. 이런 문제를 빼고는 한국생활에 만족이다. 그는 “친절한 사람들이 많은 것과 일본보다 생활비가 적게 든다.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가 집 주위에 있어 외국사람들이 쉽게 쇼핑할 수 있다. 일본사람들이 생활하기에 문제가 없는 나라”라고 말했다. 한국문화를 알고 싶어 한국근무를 지원한 우에다씨는 “20년 전 프랑스에서 근무하며 미술관, 박물관 등 유럽문화를 접했다. 한국에선 무엇을 볼 수 있을까 기대해 왔다”며 “인간성 좋은 사람들이 많아 프랑스는 문화를, 한국은 인간을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은 김치다. 일본에서도 김치는 여러 식당에서 맛볼 수 있다. 우에다씨는 “김치, 비빔밥 등을 알고 있지만 대전에서 살면서 음식문화가 매우 깊다는 것을 알았다. 다른 맛난 음식이 많은데 외국에 소개가 잘 안 된다. 김치 뿐 아니라 좋은 음식들을 적극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그가 세계에 내놓을 만한 추천음식으로 한정식, 죽, 설렁탕, 장어구이 등이다. 일본서 온 사람들이 먹고 만족해 돌아간다는 설명을 덧붙였다.이 가운데 죽을 첫째로 꼽았다. 그는 “너무 맛있다. 일본에서 식당을 한다면 죽 식당을 내고 싶다”며 웃었다.그는 “좋은 음식소재가 있지만 잘 소개할 수 없는 게 답답하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사진을 찍고 일본사람들에게 보내 알리고 있다”며 “한국사람들은 비가 오면 막걸리와 빈대떡 먹는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런 문화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오는 5월 열리는 대전세계조리사대회에서 이런 음식들을 소개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음식문화와 함께 우에다씨 관심을 끄는 건 ‘신도시’다. 그는 일본서 관광객이 오면 대전역 앞의 전통시장을 소개한 뒤 둔산신도시로 가서 계획도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일본은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도시를 개발하는 일이 없다”며 “충남도청이 옮겨가는 것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가 세종시 건설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그는 또 “대전은 잘 생각해서 만든 도시로 주말에 가족한테 진솔한 도시다. 공원이 많고 마트, 박물관, 미술관 등 가족들과 들를 수 있다. 대전에 사는 게 행복하다”고 덧붙였다.구마모토현은 일본 규슈(九州)의 가운데에 있는 현이다. 비행기로 인천공항서 구마모토공항까지 한 시간 거리다. 충청남도와 구마모토현은 자매결연 뒤 공무원 교환근무와 행정시책 의견교환회 등 행정협력은 물론 경제, 문화, 청소년·여성 등 많은 분야에서 교류협력을 하고 있다.우에다씨는 올 여름 한·일초등학생 교류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 자매결연 3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도 연구 중이다. 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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