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TV 만들던 사람 다 어디갔나 했더니'

고용정보원 발표 소멸직업 30여개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브라운관 검사원, 비디오 수리원, 보온병 도금원, 타자기 조립원…'과거 우리생활 속 일부였던 물건들이 하나 둘 외면을 받아 사라지면서 이를 생산하거나 서비스하던 직업들도 역사의 뒤안길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16일 한국고용정보원이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업별로 실시한 직업 직무 조사 결과, 브라운관봉입원과 전자총조립원, 비디오조립원 등 30여개의 직업이 소멸된 것으로 나타났다.기술 발전으로 제품 생산이 중단되고 새로운 첨단 제품으로 대체되거나 시설자동화·기계화 등으로 직무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대표적인 것이 브라운관TV. 플라즈마패널(PDP), 발광다이오드(LCD)에 이어 액정디스플레이패널(LED) TV까지 등장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이 더 이상 브라운관TV를 만들지 않게 되자 2000년대 후반 국내 브라운관 생산도 차례로 중단됐다.이에 따라 고선명브라운관개발원, 노광원, 마스크가공원, 막검사원, 브라운관검사원, 전자총조립원, 형광체제조원 등 모두 16개의 직업군이 '한국직업사전'에서 사라졌다.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브라운관TV 생산 인력들은 2차전지나 PDP 등 다른 업무로 전환되고 영업 및 기술 인력이 소수 남아 있다"며 "브라운관 부품이 필요할 경우 중국이나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역수입해 조달한다"고 설명했다.

▲ '2012 한국직업사전'의 소멸 직업 예시

비디오테이프와 관련된 직업도 찾아보기 힘들다. 비디오가 CD와 DVD 등으로 대체되면서 국내에서 비디오테이프 제조 자체가 중단됐고 이에 따라 비디오테이프검사원, 비디오조립원, 비디오수리원 등도 더 이상 필요 없는 직업이 됐다.유리보온병은 스테인리스 보온병에 밀려 국내 생산이 중단됐다. 백화점이나 수입상품점에서 독일제 유리보온병을 취급하고는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깨질 위험이 높아 소비자들이 선호하지 않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컴퓨터의 보급으로 타자기 생산도 중단됐고, 전화국 전보 역시 전신타자기를 대신해 전화나 인터넷을 이용하는 서비스로 대체됐다. 이에 따라 타자기조립원, 전보송수신원, 수동식 전화교환원 등 8개 직업이 없어졌다.한편 고용정보원이 발간한 '2012 한국직업사전(톱합본4판)'에 수록된 직업 수는 '2003 한국직업사전(통합본3판)'에 소개된 직업 수 7980개보다 1318개가 늘어난 총 9298개에 이른다. 2012년 통합본에 새로 등장한 신생직업들은 전기자동차의 등장, 신재생에너지·자원재활용 기술 및 산업의 성장, 영상처리 및 IT제품의 발전 등 대부분 기술 진보에 따른 신제품과 관련 서비스업이 추가됐다.조인경 기자 ik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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