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의 사각지대 '고졸 상고 男'..채용 확대되나

상고출신 남학생, 상고출신 여학생이나, 공고 출신 남학생에 비해 취업환경 열악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그동안 취업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상고 출신 남학생'들에게도 올해부터 취업 기회가 확대된다. 1990년대 초반 이후로 취업문이 막혔던 은행권에서 20년 만에 고졸 출신 남자 행원을 뽑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첫 포문을 연 곳은 KDB산업은행이다. KDB산업은행은 지난달 24일 3개월의 연수를 마친 고졸 신입행원 48명을 전국 영업장 현장에 배치했다. 여기에는 상고출신 남자 졸업생 5명이 포함됐다. 고졸출신을 채용한 것도 15년만의 일이지만 특히 남자 상고출신 채용을 부활한 것은 거의 20년만이다. 평촌정보산업고를 졸업한 김지찬(19) 군은 "고졸 남자 채용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산업은행이 기회의 문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이해용 산업은행 인사부장은 "남녀 구별없이 평가에 의해 선발했는데, 결과적으로 실력있는 남학생들이 뽑혔다"고 말했다.이어 우리은행과 기업은행도 고졸출신 남성 행원들에 대한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고졸출신 100명을 선발하는데 이중 30명 가량을 남자행원으로 뽑는다. 1991년 이후 21년만이다. 우리은행도 올해 채용인원 200명 가운데 40명을 남학생으로 뽑을 계획이다.그동안 은행권에서는 고졸출신을 채용하더라도 주로 여학생에 초점을 맞췄다. 남학생들을 채용하면 군대 문제로 2년간의 업무 공백이 생기는 데다 은행 창구 등 서비스 부문에서 여학생들이 강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업무가 손에 익는 3~4년차에 남학생들이 군대를 가야하는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 지적했다.이렇다보니 상고 출신 남학생들은 같은 학교 여학생에 비해서 취업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또 기술 및 공업고등학교에 비해서도 취업률은 떨어지는 편이다. 류장경 서울시교육청 진로직업교육과 장학사는 "공업계 출신들은 기능·기술직, 용접, 선박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반면 상업계 출신들은 비서, 서무 등 주로 여학생 선호도가 높은 사무직이 많다"며 "특히 금융권에서는 지금까지 고졸 여학생들도 많이 뽑지 않았기 때문에 상고 출신 남학생들의 취업은 더 열악했다"고 말했다.실제로 서울시교육청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2011년 특성화고 취업자 4330명 가운데 금융 및 보험업종에 취직한 학생은 총 135명이고, 이중 남학생은 2명에 불과하다. 2010년 전문계고 취업자 3921명 가운데 금융 및 보험업종 취업자는 186명으로 전부 여학생이다.구자출 대동세무고등학교 취업담당 교사는 "남학생들도 은행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데 비해 학교로 추천 자체가 안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여학생 10명 중 남학생 1명꼴이다. 올해 은행에서 남학생 채용을 확대한다고 해서 학생들의 기대감이 높다. 이에 대비해 학생들을 상대로 면접지도, 자격증 및 성적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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