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여야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주해군기지 등을 둘러싸고 말바꾸기 논란을 빚는 가운데 인재영입은 자리바꾸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개혁, 정권심판론을 앞세우며 법조인 출신을 대거 끌어 모으고 있는 민주통합당을 비판하는 말이다. 민주당은 그간 검찰개혁이 지지부진한 이유를 새누리당 법조인출신들의 '제 식구 챙기기'라며 법조당이라 비판해왔다. 18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의원 166명 중 판사,검사,변호사 등 법조인 출신은 38명으로 22.9%를 차지한다. 이중 검사 출신은 19명에 이른다. 법조인출신 비율로는 민주통합당의 15.7%보다 높다.하지만 19대 총선이 지나면 민주당이 법조당 자리를 차지할 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전략공천을 결정한 곳은 10곳인데 6명이 법조인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출신인 유재만 변호사, 박성수 전 울산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 BBK 사건 대리인으로 유명한 이재화 변호사는 입당수속을 마쳤다. 10.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희망캠프 대변인을 역임한 송호창 변호사는 경기 과천의왕,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지적한 백혜련 변호사는 안산단원갑에 공천을 받았다. 판사 출신 임지아 변호사와 에스오일(S-OIL) 법무총괄 상무 출신 이언주 변호사도 전략 공천 가능성이 높다. 부장검사를 지낸 김인원 변호사와 박성수 변호사도 민주당에 등록해 지역구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원조 법조당이라는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영입에 거론되는 인사 가운데는 석해균 선장, 태권도 영웅 문대성 동아대 교수 등이 있지만 법조인은 없다. 당내에서는 속도조절론이 나온다고 한다. 당 소속 법조인 출신들이 당 이미지를 다 깎아 먹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돈봉투 폭로의 고승덕, 정권실패의 책임론을 받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 '보온병발언'안상수 전 대표, 기소청탁 논란의 나경원 전 의원, 아나운서 모욕발언으로 제명됐다가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병역비리 헛발질을 한 강용석 의원, 성매매의혹에 무관하다며 불출마를 선언한 주성영 의원 등 모두가 법조인 출신이다. 새누리 한 재선의원은 "돈봉투 폭로로 지역구 1곳당 5000표 이상은 깎아 먹은 것 같다"면서 "법조인 출신이 많아 깨끗하고 정직한 정치를 기대한 유권자에 오히려 실망만 안겨준 꼴이 됐다"고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도 눈에 띌만한 인재를 못찾으면 다시 법조쪽에서 사람을 구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는 다시 그 나물에 그밥이라는 말을, 민주당은 한풀이 정치, 자기모순에 빠졌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여야 모두 강조해온 국민에 감동을 주는 공천은 이번에도 물건너가는 것일까. 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이경호 기자 gungho@ⓒ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