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4년의 성과를 자랑하는 정부부처의 홍보자료가 시리즈로 나오고 있다. 출범 4주년 기념일인 2월25일을 전후해 청와대를 시작으로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고용노동부, 농림수산식품부 등이 잇따라 시차를 두고 비슷한 이름과 내용의 자료를 내고 있다. 마치 2월 하순을 'MB정부 4년 치적 홍보주간'으로 삼은 듯한 모습이다. 팡파르는 4주년 기념일에 나흘 앞선 21일 '이명박 정부 4년, 경제분야 주요 성과'란 제목의 400쪽 분량 보고서로 청와대가 먼저 울렸다. 두 번의 글로벌 위기를 가장 빨리 극복했다며 20대 성과를 꼽았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란 부속 자료에서는 양극화가 개선되고 중산층이 늘었다며 그 증거로 2010년 지니계수와 중산층 비중 통계를 제시했다. 하지만 사흘 뒤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서 2011년 지니계수와 중산층 통계 모두 2010년보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나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청와대와 같은 날 70쪽짜리 보고서로 거들면서 국민소득 2만달러ㆍ무역규모 1조달러 등 성과를 나열했으나 가계부채 등 현안에는 침묵했다. 현오석 원장은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한술 더 떠 "세계경제가 안 좋아서 방어와 회복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며 "MB정부는 불운했다"고 평가했다. 어제 나온 농식품부 자료는 MB정부 최대 성과로 농협 개혁을 꼽았다. 하지만 이는 막 시작 단계로 벌써 잡음이 많을 뿐더러 농민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갈지는 더 지켜볼 일이다.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에 따른 시장개방과 양극화로 가장 큰 고통을 받는 게 농민이고 배추 파동에 구제역 여파로 신음하는데 주무 부처는 현안 챙기기보다 겉치레 홍보에 바쁘다. 청와대와 정부부처의 시리즈 자료를 보면 우리 경제는 잘 돌아가고 국민생활도 문제가 없다. 정책 실패와 반성은 없고 성과만 죽 나열한 자가발전 성적표를 믿을 국민이 얼마나 될까. MB정부는 끝난 게 아니다. 아직 1년이 남았다. 치적 평가는 5년 임기가 끝날 무렵 국민이 하는 것이지 미리 앞서 정부 스스로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지난 4년 치적에 대한 홍보에 열 올리며 시간을 보내기에는 지금 대내외 상황이 너무 엄중하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