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곡2’, ‘나가수’가 만든 틀을 깨고 판을 키우다

<자유선언 토요일> ‘불후의 명곡2’ 토 KBS2 오후 6시 15분“(알리를) 이겼으면 좋겠죠?”라는 MC 신동엽의 질문에 최종 우승을 한 신용재는 그보다는 “더 많은 분들에게 감동을 드렸다면” 좋았겠다고 답했다. 신동엽은 이를 투박함과 세련됨의 차이라고 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신용재의 표현은 ‘불후의 명곡2’가 고수해온 방식의 장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 1:1 대결에서 감동의 정도를 드러낸 판정단 투표 수 비교로 바뀌기는 했지만, 순위를 가리는 일을 피하기 위해 우연과 운의 요소를 개입시킨 방식은 유지되고 있다. 승패는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보컬리스트 중심으로 변화의 길을 걸어왔지만, 아이돌이나 가요 바깥 장르의 가수들에게도 ‘불후의 명곡2’의 문은 여전히 열려있다. MBC <일밤>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가 많은 부침을 겪다 잠시 휴식기에 들어간 지금도 ‘불후의 명곡2’가 계속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불후의 명곡2’ 역시 분명한 경연이고, 보컬리스트 중심이 되면서 연승이나 우승의 의미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불후의 명곡2’는 평가단의 평가나 프로그램의 참여 모두에 있어 ‘나가수’에 비해 훨씬 자유롭다. 더 특이하고 화려한 편곡이나 버라이어티한 곡 구성이 평가에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해도, 모든 가수가 그런 방식을 택하는 것은 아니다. 경쟁하지만 탈락이 없는 경연은 역설적으로 가수들이 자신의 색에 집중하거나, 전혀 예상치 않은 시도를 하게 만들어 주었다. 임태경은 뮤지컬 배우로서의 역량을 극대화시킨 무대를 보여주었고, 춤 실력으로 더 알려진 샤이니의 태민은 순수하게 보컬 중심의 무대를 꾸몄다. 탈락에 대한 공포도, 우승에 대한 집착도 없는 무대가 <뮤직뱅크> 류의 순위 프로그램과 ‘나가수’ 사이의 중간 지대를 만든 셈이다.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불후의 명곡2’는 ‘나가수’가 만든 정형화된 틀을 깼고, 전설이라는 이름으로 과거의 가수와 작곡가들을 끌어안으면서 더 넓은 판을 만들었다. 이대로라면 따라와야 하는 것은 ‘나가수’일지도 모른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10 아시아 글. 윤이나(TV평론가) <ⓒ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글. 윤이나(TV평론가) ⓒ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