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세종시첫마을 아파트 입주현장 가 보니…마트 3곳, 식당 1곳, 미용실 1곳, 생활 불편은 계속
세종시 첫마을아파트의 빈 상가들 모습. 분양안내문이 문마다 붙어 있고 입주했다는 현수막이 위에 걸렸다.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가 지난 달 26일부터 입주를 시작, 30일까지 715가구가 이사를 마쳤다. 기자가 찾아간 1월31일도 이삿짐 트럭이 곳곳에서 보였다. 아파트 도로엔 공사차와 장비들, 이삿짐 트럭이 수 없이 오갔다.오는 3월 문을 여는 참샘초등학교 공사와 조경·보도블럭공사를 하는 인부들이 바쁘게 움직였다.영하 8도의 쌀쌀한 기온에 함박눈까지 내렸지만 공사를 미룰 수 없는 일. 참샘초등학교 공사관계자는 “외부공사를 마치면 학교 모습이 제대로 들어날 것”이라고 말했다.단지별론 ▲1단지(분양) 895가구 중 332가구 ▲2단지(임대) 446가구 중 87가구 ▲3단지(임대+분양) 901가구 중 296가구가 입주했다. 2242가구 가운데 입주율은 32%. 상가는 82곳 가운데 45곳이 들어와 절반을 넘겼다. 이 수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입주확정된 상가나 분할상가의 절반이 들어온 곳도 입점으로 따져서 나온 것이다. 이 가운데 부동산중개업소가 28곳이고 주민생활에 중요한 마트는 단지별로 1곳씩 3곳만 들어왔다. 식당은 6곳, 미용실이 1곳, 학원은 3곳이다.
참샘초등학교 공사현장. 막바지 외벽공사에 인부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신태교 연기군 남면출장소장은 “임대아파트가 입주를 많이 안 했고 다른 아파트의 주민들이 늘면서 민원인도 많이 찾는다”며 “출장소에 찾아와 도로나 보도블록, 마무리공사 등의 불편을 이야기하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301동에 사는 김경희(45)씨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아이가 있다. 보낼 만한 학원이 없어 대전시 유성구 노은동까지 데려다줬다가 데리고 온다”며 “개학 뒤에 학원을 어떻게 보내야할 지 걱정”이라고 생활의 불편을 털어놨다.주민지원센터서 만난 박성우(37)씨는 “대전산업단지에서 퇴근할 때 대형마트에 들러 장을 봐온다”면서 “생활이 조금 불편하지만 미래가치를 보고 들어왔다”고 말했다.특히 이날 같이 쌀쌀한 날씨엔 집에서 짜장면이나 치킨 등을 시켜먹으려 해도 배달하는 업체가 많지 않아 선택권이 별로 없다는 것도 불만이다.국제공모로 짜여진 화려한 아파트 모습과 달리 주민들의 불편한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다. 미래가치를 보고 들어왔다는 정진숙(38)씨는 남편이 대전으로 출·퇴근한다. 그는 “대전까지 승용차로 10여분 거리고 3차선이라 출·퇴근이 어렵지 않다”면서도 “남편이 술을 마신 뒤 대리운전비가 많이 든다는 것 말고는 그럭 저럭 살려고 한다”고 말했다.
301동 주민센터 앞에서 이삿짐 트럭이 서 있다. 첫마을아파트는 복층을 빼고는 이삿짐을 엘리베이터로 집까지 올린다.
부동산 매매값도 많이 내렸다. 최근 일명 ‘떳다방’ 업주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부동산투기를 막기 위해 부동산투기방지대책본부를 꾸려 합동단속을 펴면서 많은 매물들에 비해 거래는 적은 편이다.합동단속반은 발족 1개월 만에 청약통장불법거래, 전매제한위반 사례 등 10건을 찾아냈다.첫마을 아파트 1단지의 한 공인중개사는 “강을 바라보는 118㎡형이 4억7000만원선에서 매물이 나오고 강을 바라볼 수 없는 140㎡는 2억7000만원선이어서 강 조망권에 따라 큰 가격차를 보인다”고 설명했다.심지어 3.3㎡당 500만원정도까지 차이를 나타냈다. 또 1단지와 3단지의 기본적인 가격차도 약 50만원까지 나고 강 조망권이 없는 아파트는 750만~800만원의 시세가 이뤄졌다는 게 이 관계자의 말이다. 전세는 84㎡형이 8000만~9000만원, 112㎡는 1억2000만원선이다.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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