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스 사실상 2.5차 양적완화..FRB 근본적 변화 2% 인플레 목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현 0~0.25%의 기준 금리를 2014년까지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013년 중반까지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FRB가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FRB는 이와 같은 기준금리 전망치를 지난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분기별로 공개하겠다고 밝혔고 올해 첫번째 FOMC에서 약속대로 이를 이행했다.이번 FOMC에서 추가 양적완화 대책은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제로 금리 유지 시기를 연장한 것은 유동성 공급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뜻이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이번 결정에 대해 '2.5차 양적완화'라고 표현한 것은 그 때문이다.FRB가 제로 금리 연장으로 유동성 공급 기조를 연장한 것은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FRB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2.7%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FOMC에서 제시한 전망치 2.5~2.9%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4일 공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의 성장률이 1.8%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로스는 "금융시장의 억눌린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며 "앞으로 3, 4, 5차 양적완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이번 FOMC에서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FRB가 처음으로 2%라는 인플레 목표치를 설정했다 점이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 타임스는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중앙은행을 개혁했다며 좀더 투명한 FRB를 만들기 위한 버냉키 의장의 오랜 발걸음이 마침내 목적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버냉키 의장은 2002~2005년 FRB 이사로 재직하면서 수차례 인플레 목표치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두 번째 의장 임기 중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킨 것이다. FRB의 두 가지 목표는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이다. 이 가운데 물가안정과 관련해 2%라는 명백한 인플레 목표치를 설정함으로써 FRB의 기능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긴 셈이다.FRB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기준으로 2%가 장기 인플레 목표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1.7%였다. FRB는 올해 PCE 물가지수 상승률을 1.4~1.8%로 예상했다. 목표치에 미달한만큼 FRB가 추가 인플레를 허용할 여지가 있으며 이는 곧 추가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도 있음을 의미한다.인플레 목표치 공개는 FRB의 두 목표 중 물가안정에 무게 중심이 쏠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동안 반대 의견이 제기돼 왔다.그러나 버냉키 의장은 FRB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시장과 소통 강화를 강조해왔으며 이번 인플레 목표치 설정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FOMC 후 기자회견을 갖고 분기마다 기준 금리 전망치를 제시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러한 조치들은 그동안 FOMC 위원들이 개별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면서 시장에 주었던 혼란을 없애기 위한 것이었다.FRB는 아직 실업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FRB가 내부적으로 5.2~6.0%를 목표로 잡고 있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다. FRB는 올해 실업률이 8.2~8.5%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 금리는 장기적으로 4~4.5% 수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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