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철기자
대전시 서구 도안동과 유성구 원신흥동 일대 갑천변에 추진되는 도안생태호수공원개발계획도.
◆ 호수공원 추진 과정= 호수공원은 신규사업이긴 하나 실제로는 민선시장 3기 때인 염 시장이 추진하려다 2006년 5.31지방선거에서 시청 재입성에 실패, 불발에 그친 사업이다. 이것이 민선 4기 박성효 시장이 당선된 뒤 서랍 속에 묻혔고 약 82만6000 ㎡ 규모에 사업비 2370억원을 들여 서남부 2·3단계와 연계·시공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지금까지 서남부개발이 1단계를 마무리하지 못했고 2, 3단계는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어서 박 시장 땐 장기계획으로 넘긴 것이다.이것이 민선 5기에 염 시장이 다시 당선되면서 대표공약으로 내걸었다. 4대강사업의 예산을 끌어와 100% 국비로 호수공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4대강 정비사업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은 4대강 본류사업이 대부분 마무리 되면서 실패했다.또 호수공원조성사업의 첫 단추인 갑천 저류지(생태습지) 조성계획도 정부에 자연재해대책법상 사업비의 60%를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는 침수위험지구 해소사업이란 이유로 전액 국비지원을 요청했으나 국토해양부에서 홍수 등의 피해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반대해 소득이 없었다.◆국비확보 안 되고, 시민혈세 부담만 늘어=문제는 호수공원조성사업이 환경부 예산을 받아온다고 해도 나머지 2000억원은 고스란히 시민들의 혈세가 들어간다는 데 있다. 주거단지 개발이익금은 분양가에 반영되고 시민의 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에서 호수공원조성사업이 어렵다면 그대로 놔두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개발이익으로 사업비를 마련한다지만 이곳은 시가 7층 이하의 빌라들로 이뤄진 임대 아파트단지를 세운다는 계획을 세운 곳이다.아파트공급에서 임대아파트사업으로는 개발이익이 나올 수 없다는 게 건설업계 설명이다. 게다가 대전시는 임대아파트에 들어오는 시민들의 일부에겐 시비를 지원할 계획도 있어 개발이익을 챙기면서 예산을 쓰는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까지 만들었다.특히 갑천은 희귀식물이 자라고 대전서 사라졌던 늦반딧불이와 미호종개가 습지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갑천 건너 월평공원 숲엔 국제자연보호연맹의 적색목록에 들어있는 봄처녀나비가 살고 멸종위기종인 흰목물떼새, 개구리매, 새매 등 천연기념물 맹금류가 둥지를 튼 안정된 생태환경을 갖고 있다. 때문에 대전환경운동연합은 24일 성명서를 통해 “대전시는 도안호수공원부지 축소 결정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이 단체는 “국비활보 실패로 답보상태였던 호수공원을 크게 줄이고 주변용지를 택지로 개발하겠다는 건 줄이는 땅을 팔아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계획”이라며 “우선 당장의 실적 때문에 국비 없이 대전시비만으로 사업을 벌이겠다고 무리하게 추진하지만 2000억원이나 되는 사업비를 대전시 재정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대전환경운동연합은 “재정여건상 호수공원조성이 어렵다면 차라리 농경지 그대로 비어두는 게 최선”이라고 주장했다.결국 염 시장의 대표공약인 호수공원은 국비확보도, 자체적인 사업비확보도 불투명한 가운데 환경까지 생각지 않고 펼치는 사업이 됐다. 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