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일괄 약가인하라는 대형 악재로 내년 사업전망이 어두운 제약업체들이 '화이자'와의 특허소송 2건에 유일한 희망을 걸고 있다.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비씨월드제약, 삼일제약 등 제약사 10곳은 통증약 리리카(Lyrica)의 특허권자인 워너램버트社를 상대로 특허무효심판을 최근 청구했다. 리리카는 연매출이 3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품목으로 한국화이자제약이 팔고 있다.이 약의 용도특허 만료일은 2017년 8월 14일다. 이때까지 복제약 판매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CJ 등 10개사는 연장된 특허일자가 무효라 주장하고 있다. 제약사 관계자는 "특허심판원이 무효심판을 내릴 경우 워너램버트의 항소와 상관없이 즉각 복제약을 발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품목허가도 받아놓은 상태다. 특허심판원의 심결 예정일은 내년 3월 말이다.앞서 CJ는 화이자를 상대로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의 용도특허에 대한 특허무효심판도 제기했다. CJ가 이기면 비아그라의 물질특허가 끝나는 내년 5월 17일부터 복제약 판매가 가능하다. 무효를 주장한 CJ뿐 아니라 모든 제약사가 복제약을 팔 수 있다.두 사례 모두 다국적제약사가 복제약 발매를 막기 위해 사용하는 '특허 연장술(에버그리닝 전략)'의 일환이다. 기본 특허가 종료될 때쯤 또 다른 특허를 추가 등록해 독점기간을 연장하는 방법이다. 이런 추가 특허는 '부실한' 경우가 많아, 소송을 통한 무효 판정 비율이 80%에 달한다.매년 유사한 소송이 여러 건 제기되지만 두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신약으로 새 시장을 만들지 못하는 대다수 복제약 회사들의 '밥줄'은 대형 품목의 특허만료다. 하지만 내년에는 소위 '시장성 있는' 특허만료 사례가 비아그라와 리리카뿐이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내년 4월 복제약 가격을 평균 14% 인하한다. 각 제약사들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업체들이 비아그라와 리리카 소송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제약사 관계자는 "두 제품 시장규모는 현재 700억원 규모이지만 복제약이 발매되면 훨씬 커지게 된다"며 "각 복제약 업체들이 총력을 다해 시장에서 다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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