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에도 현장은 '적막'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전경. 강남, 서초, 송파구가 22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지만 현지 부동산 시장 반응은 잠잠하다.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22일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가 투기과열지구에서 9년만에 해제됐다. 강남3구는 전국에서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투기과열지구였지만 막상 해제 소식을 접한 현지 분위기는 차분했다.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 인근의 한 부동산 업자는 투기과열지구 해제에 따른 전망을 묻자 "날씨 춥죠? 이 한파에 속옷 한장 더 입는다고 따뜻해지겠어요?"라고 되물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경기부양안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풀리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이 관계자는 "송파 재건축 지역에 호재가 겹치긴 했다"며 "이달 초 3종 종상향까지 결정되며 단지앞에 자축 현수막까지 붙었지만 투자문의 전화만 조금 늘었을 뿐 좀처럼 거래가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송파가락시영아파트 1,2차지구 6600가구는 투기과열지구 해제의 수혜 단지로 꼽히는 곳이다. 재건축 사업시행인가를받았지만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됐다가 이번 조치로 매매가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업계에 따르면 이번 해제 조치로 강남 3구의 재건축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26개 단지의 조합원 1만9000여명을 비롯해 조합설립을 앞둔 22개 단지 2만여명도 조합원 지위양도를 할 수 있다. 이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매도자가 원하는 집값을 받긴 힘들다. 가락시영 전용면적 40㎡형은 12.7 대책이 발표된 이후 호가는 5억2000만~5억3000만원까지 올랐으나 실거래액은 이에서 1500만~2000만원이 내렸다.분양권 전매제한 완화에 대해서는 지역업계가 비교적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해제 조치로 민영아파트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되고, 공공 아파트 전용 85㎡ 초과는 3년에서 1년으로 85㎡미만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다. 역삼동 황금공인 관계자는 올해 분양한 개나리 SK뷰나 역삼3차 아이파크 등은 전매제한 규제가 풀리는 내년에 본격적인 거래 활성화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현재는 거래가 거의 3~4주에 1,2건이 이뤄질 뿐 한산하다.강남3구의 투기지역 해제와 대출규제 완화 등 강수를 요구하는 이들도 있었다. 대치동 은마 아파트아파트 인근 D공인 관계자는 "핵심은 바로 집을 사고 팔 돈인데 총부채상환비율(DTI), 담보대출인정비율(LTV) 적용 등 대출 규제부터 해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강남 3구는 투기지구에선 해제됐지만 여전히 투기지역으로 묶인 상태다. 투기지역은 물가상승률보다 집값상승률이 30%이상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지정된다. 투기지역에서는 양도소득세가 실거래가대로 과세되고, 복수대출과 담보 대출건수가 제한 되는 등 강도 높은 제재를 받는다.박충훈 기자 parkjov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