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메이커]보유기간이 종목선정만큼 중요
주식 투자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주식으로 수익을 내는 관건은 뭐니 뭐니 해도 종목 선정에 있다고 믿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래서 이들은 좋은 종목을 발굴하기 위해 시간을 들여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투자 클럽에서 활동하고, 때로는 기업 탐방도 한다. 좋은 종목을 찾아내기 위한 이런 노력은 주식 투자로 수익을 내기 위해 물론 필요하다. 그런데 종목 선정에 못지 않게 주식 투자로 수익을 내는데 중요한 변수가 있다는 사실을 적지않은 투자자들이 간과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그것은 보유 기간의 문제이다. 다시 말해 주식 투자자가 아무리 좋은 종목을 골랐다고 하더라도, 그 종목의 주가가 내재 가치(실제 가치)에 도달하기까지는 적어도 1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이 사실을 증명하는 사례를 나는 얼마 전 확인했다. 지난해 8월 나는 성공한 개인 투자자들의 성공 스토리를 모아 책으로 낸 적이 있는데, 그때 이들로부터 관심 종목이 뭔지를 질문해본 적이 있다. 1년여의 기간이 지난 현재, 이들 종목의 주가는 어떤 결과를 보여주었을까. 이들 종목의 수익률은 물론 탁월했다. 이들 종목을 거론한 당사자가 '고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당연한 결과이다. 지난 2일 종가를 기준으로 했을 때 1년3개월 동안 이들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3%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를 각각 22%포인트, 26%포인트 초과 달성했다.그런데 내가 특히 주목한 부분은 이들 종목이 주가에 반영되기까지의 기간이었다.
이들 종목들의 주가는 올해 6월까지는 코스피 지수를 약간 앞서는 정도에 그쳤다. 다시 말해 최초의 거론 시점에서 거의 1년이 지날 때까지는 주가 움직임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들 종목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한 시기는 최초의 거론 시점에서 1년째에 임박한 7월부터였다. 특히 주가가 아주 많이 오른 종목들일수록 1년이 지나서부터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에스엠은 최초의 거론 시점으로부터 15개월째에 이르러서야 최고점에 도달했다. 이런 현상은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 클럽에서 논의하는 종목들의 주가 움직임을 살펴봐도 마찬가지이다. 종목에 따라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논의 종목의 주가가 내재 가치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기간은 적어도 1년 이었다. 이는 주식 투자자가 좋은 종목을 골랐다고 하더라도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1년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면 주식을 1년 이상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금융투자협회의 지난 8월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주식투자자 가운데 주식을 1년 이상 보유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8.2%에 불과했다.주식 투자의 성과는 결국 좋은 종목을 싼 가격에 사서, 주가가 발현되기까지 기다린다는 3가지에 달려 있다. 이 가운데 개인 투자자는 그간 좋은 종목을 싸게 사는 것에만 관심을 기울여온 경향이 있다. 인터넷 대중화로 좋은 정보가 널려 있는 요즘, 좋은 종목을 고르는 일은 사실 예전만큼 어렵지 않다. 주변을 둘러보면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보고서에 나온 내용 못지 않게 정교하게 종목 분석을 하는 개인 투자자가 적지 않다.이제 주식 투자자는 좋은 종목을 싸게 사는 것 못지 않게 보유 기간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주식 투자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장기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투자의 미래>의 저자 제레미 시겔 미국 와튼스쿨 교수는 1802년부터 2006년까지 200여년의 기간 동안 S&P 종목들의 주가 움직임을 조사한 결과, 주식에 20년 이상 투자하는 경우 최저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투자 성과가 기대에 미달하고 있는 주식 투자자라면 그간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담긴 종목의 보유 기간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이민주 버핏연구소장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민주 버핏연구소장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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