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영국 은행그룹인 바클레이즈는 인도에서 소매사업을 철수하고 있다. 8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클레이즈가 지난 6일(현지시간) 인도 내 신용카드부문을 영국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에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바클레이즈는 이미 1년 전부터 대출부문 사업 매각을 시작으로 소매사업을 철수하고 있다. FT는 바클레이즈가 광범위한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인도시장에서 소매부문을 철수하는 등 사업을 재편성하고 투자은행과 기업금융은행에 좀 더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고 전했다. 사업 재편성에 따른 직원 감축은 향후 며칠 내로 발표할 예정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인도 사업부 최고경영자(CEO)는 "바클레이즈 신용카드 부문 인수로 15만 명의 신용카드 고객을 넘겨받게 될 것"면서 "이 카드 고객들의 채무는 3500만 달러에 해당한다"고 말하며 고객 1인당 채무는 약 230달러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 매각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로 우리의 신용카드 사업부문이 둔화됐다"면서 "스탠다드차타드는 신용카드 부문에서 성장하기 위해 이 바클레이즈 인수를 추진했으며 이를 통해 이 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인도에 늦게 진출한 다른 외국은행들과 마찬가지로 바클레이즈는 5년 전부터 신용카드와 개인 대출은 제공하고 있으며 3년 전부터 가장 전도유망한 시장 중 하나였던 인도에 소매은행을 설립했다.인도 사업 확장을 맡았던 바클레이즈의 프리츠 시거스 전(前) 글로벌 리테일 및 기업 뱅킹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소매 은행을 통해 인도와 걸프국 등 시장 다변화 추진해왔다.그러나 소매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와 잇따른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지난 2년간 힘든 시간에 직면하게 했다. 특히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 캐피탈의 인도 내 소매은행 운영은 '가난한 사촌'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애널리스트들은 바클레이즈의 소매사업 철수하게 된 이유는 저금리 시대에 고속성장 전략을 선택한 함정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인도중앙은행(RBI)가 지난 1년간 기준금리를 13번이나 인상하며 긴축 정책을 펼친 것도 사업 침체의 원인이 됐다.인도 증권사인 SMC글로벌의 자간나드함 수누군틀라 팀장은 "바클레이즈, 프랑스 보험사 악사(AXA)와 같은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빠른 성장을 거두는 인도에서 한 건 올리기 위해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면서 "그러나 인도는 예상보다 경쟁이 심한데다 까다로운 규제 등으로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것을 알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인도 증권중개업체 K.R.초크시의 데븐 초크시 전무는 "많은 외국 은행들은 인도에 서선진국 스타일의 경영방식을 그대로 가져오기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인도는 선진국과는 다른 매우 특별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외국 은행들은 인도에 좀 더 성공적으로 정착을 위해선 국내 업체들과 조인하는 경우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바클레이즈 뿐 아니라 로얄오브스코틀랜드 은행도 HSBC에 인도 소매네트워크 부문 매각 위해 RBI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FT는 전했다.조윤미 기자 bongb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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