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1년보다 긴 2~3년짜리 대출 실시할듯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들을 돕기 위해 장기 대출 창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현재 ECB의 대출 창구 중 기한이 가장 긴 것이 1년짜리인데 ECB가 2~3년짜리 대출 창구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로존 부채위기로 신용시장이 경색되면서 은행들 간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ECB가 자금줄 역할을 좀더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ECB 집행이사들이 거듭 최후의 보루(last resort)로서 은행 역할 요구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정작 ECB의 행동은 정반대로 나아가고 있다. 최근 유로존 은행 간의 자금 경색은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2일에는 유로존 은행의 ECB에 대한 대출 수요가 2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시중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 은행들이 ECB에만 의존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 추가 손실에 대한 불안감, 자기자본 확충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은행들은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고 이 때문에 은행간 신용 경색은 심해지고 있다. ECB가 장기 대출 창구를 마련하면 유럽 은행들은 차환 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로존 국채를 매입할 수 여력도 확대할 수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주 ECB와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스 캐피탈, 모건스탠리 등이 포함된 은행 그룹과의 회동에서 장기 대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은행들이 장기 대출에 관심을 보일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2~3년짜리 대출 창구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면 그만큼 해당 은행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으며 때문에 은행들은 역효과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ECB는 지난달 1년짜리 대출 프로그램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는데 시중 은행의 수요가 예상보다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CB는 2009년 6월에 예외적으로 긴 1년짜리 대출 창구를 마련해 한시적으로 운용했는데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이를 재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ECB는 자금 수요가 많이 몰리는 연말을 감안해 오는 12월에는 13개월짜리 대출을 실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때문에 은행의 불안을 감안해 또 다른 관계자는 ECB가 일련의 단기 대출에 대해 3년까지 신용한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약속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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