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건의료 혁신 꿈꾸는 중국계 억만장자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해마다 선정·발표하는 '미국 400대 부자' 리스트에 유일하게 의사로 생명공학 부문에서 떼돈을 거머쥔 억만장자가 있다. 그는 슈퍼컴퓨팅 같은 정보기술(IT)을 보건의료 부문에 접목해온 인물이다.지난 9월 현재 순재산 70억 달러(약 7조8800억 원)로 미국 부자 가운데 39위,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서 196위를 차지한 그의 이름은 패트릭 순시옹(59·중국명 陳頌雄·사진)이다. 그의 재산 70억 달러는 지난 3년 사이 두 제약업체 아메리칸 파머수티컬 파트너스(APP)와 아브락시스를 매각해 얻은 것이다. 지난 1년 사이 그의 재산은 25% 늘었다.순시옹은 요즘 미국 전역을 망라하는 건강정보 네트워크 구축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전역의 과학자·의사·환자를 한 데 연결해 의학연구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순이옹은 이에 참여한 의사들에게 동참한 연구 횟수가 아니라 환자의 예후를 기준으로 보상할 계획이다.그는 여기에 찬순시옹첨단건강연구소와 최근 출범한 지주회사 난트웍스를 통해 지금까지 4억 달러나 투자했다. 애리조나 대학, 애리조나 주립 대학과 손잡고 보건의료혁신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이는 미국 정부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일치한다. 미 정부는 건강기록을 전자 문서화하고 믿을 수 있는 의료기관·보호시설 설립을 독려하고 있다. 더욱이 환자에 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순시옹은 일찌감치 '전미람다레일'(NLR)을 인수했다. 이는 미국 전역의 학술기관 연구소를 한 데 연결한 시스템으로 미 항공우주국(NASA)도 이용한다. 지난 7월 NLR의 자금이 고갈돼 가자 순시옹은 NLR의 전체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1억 달러를 내놓겠다고 약속했다.그는 요즘 게놈 관련 연구소들에 연합전선을 형성하라고 촉구하는 가운데 암 연구를 제1과제로 삼고 있다. 애리조나주에 자리잡은 찬순시옹첨단건강연구소는 환자들의 건강 자료를 주도(州都) 피닉스와 스코츠데일의 데이터센터에 각각 저장해놓는다.순시옹은 의사들이 데이터센터에서 실시간으로 환자의 게놈정보를 얻어 맞춤 치료에 나서는 시대가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는 이를 위해 지금까지 10여 개 업체에 투자해왔다. 이 가운데 하나가 보다폰이다. 모바일 보건의료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다.순시옹의 아버지는 중국 시골 마을의 의사였다. 그러나 2차 대전 중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건너갔다. 순시옹은 남아공에서 태어났다. 그는 현지에서 16세에 고교 과정을 마치고 23세에 의사가 됐다. 이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에서 기초 과학을 연구한 뒤 1983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의 교수진에 합류했다.그는 1991년 UCLA의 강단에서 벗어나 당뇨병 치료제 연구개발 업체 비보, 1997년 APP를 설립했다. 2001년에는 APP의 기업공개(IPO)를 단행하고 2007년에는 암 치료법 개발업체 아브락시스를 떼어냈다. APP는 2008년, 아브락시스는 지난해 매각됐다.이진수 기자 comm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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