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 로즈펠드 크래프트 푸즈 CEO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영국의 경제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가 해마다 선정·발표하는 '세계 50대 여성 기업인' 리스트에서 올해는 미국의 대표적인 종합식품업체 크래프트 푸즈의 아이린 로즌펠드(58·사진) 최고경영자(CEO)가 1위에 올랐다. 그의 지난해 순위는 4위다.FT가 로즌펠드를 1위에 등극시킨 것은 크래프트의 식품사업 부문을 과감하게 2개 회사로 나누겠다는 그의 결단력에 대해 높이 평가한 결과다. 투자자들은 그의 쪼개기 계획을 달가워하지 않았다.분사는 '규모의 중요성'을 강조한 로즌펠드의 기존 입장과 상반되는 것이다. 그러나 로즌펠드는 "규모의 중요성에 대한 내 신념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바로 잡고 싶다"고 밝혔다.여러 유명 브랜드로 이끌어 가는 크래프트의 북미 식품 사업부 규모는 160억 달러(약 18조1700억 원)에 이른다. 이들 브랜드 가운데 80% 이상이 각 부문 시장에서 '넘버원'으로 호평 받고 있다.글로벌 스낵 사업 규모는 320억 달러 이른다. 크래프트의 스낵들도 4개 가운데 3개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크래프트는 무엇보다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사업부 쪼개기 결정이 이뤄진 것은 크래프트가 지난해 영국의 사탕 제조업체 캐드버리를 184억 달러에 사들인 뒤다. 캐드버리 매입은 최대 주주인 워런 버핏의 뜻에 반하는 결정이었다. 이후 버핏은 갖고 있던 크래프트 주식 일부를 매각했지만 상당수 투자자는 사들였다. 지난해 크래프트의 주가는 15.9% 상승했다.이런 성공에도 지난해 로즌펠드의 보수는 줄었다. 보너스도 거의 반토막 나 213만 달러밖에 챙기지 못했다. 크래프트가 매출·영업이익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래프트는 캐드버리 인수 이후 세계 최대 제과업체로 우뚝 섰다.로즌펠드는 "지금이 적기"라며 분사를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분사 계획은 내년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로즌펠드는 왜 굳이 크래프트를 쪼개려 드는 것일까. 그는 "크래프트가 둘로 나뉘어야 기업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진다"며 "쪼개지 않으면 독점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즌펠드는 "쪼개진 두 기업 가운데 한 곳에서 일정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뉴욕주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로즌펠드는 코넬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경영학으로 석사학위, 마케팅·통계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첫 직장은 뉴욕주 소재 광고대행업체 댄서 피츠제럴드 샘플이다. 이어 제너럴 푸즈로 자리를 옮긴 뒤 지금까지 30년 동안 식음료 부문에만 몸 담았다.2004년 로즌펠드는 펩시코의 프리토레이 담당 회장 겸 CEO로 임명됐다. 당시 그는 현 펩시코의 인드라 누이 CEO처럼 건강에 좋은 제품들을 선보이는 데 주력했다.로즌펠드가 크래프트의 CEO로 임명된 것은 2006년 6월이다. 크래프트에서 그가 남긴 업적 가운데 하나가 미국·캐나다·러시아 사업 부문의 구조조정이다.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인' 리스트에 그를 2위로, 올해 10위로 선정했다.이진수 기자 comm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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