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왜 갔나' 비난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지난 4박5일간 미국 방문을 마치고 7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통일부 장관의 방미는 현 정부 들어 처음인데다 6년 만에 재추진되는 등 이례적인 만큼 방미 배경과 성과에 관심이 집중됐다. 실제 류 장관은 방미 첫날부터 대북정책에 대한 각종 발언을 쏟아냈다. 류 장관은 지난 3일 미국 워싱턴에서 전미외교협회(CFR)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북한이 핵포기 결단을 내리고 새로운 변화의 길에 들어선다면 한국정부는 국제사회와 공조, 북한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이 류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내놓은 "남북관계 유연성 모색"에 대한 미국 측의 관심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인 '선(先)핵폐기·후(後)지원'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는 또 이날 "한국 통일부 장관의 방미는 그 자체로 북한과 인접국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다"며 미국 등 주변국의 역할을 강조하며 '유연성 모색'이라는 자신의 제안에 대한 북한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뉴욕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선 국제기구를 통해 대북 인도적 지원 확대 방침을 밝혔다. 다만 취약계층에 대한 최소한의 식품 공급을 검토하겠다는 단서를 붙이며 대북지원을 전면 중단한 5·24 조치의 기조는 훼손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통일부는 류 장관의 이번 방미가 한미간 대북정책 조율의 자리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보선 대변인은 이날 아시아경제와 전화통화에서 "대북정책의 추진방향을 미국 조야에 설명하고,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전반에 대해 양국간 이해를 높였다"며 "(대북)정책 공조를 강화하는 계기를 가진 것"이라고 평가했다.그러나 일각에선 "왜 갔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 시점에서 한미간 조율할 현안이 없는데다 류 장관의 방미 발언 역시 현 정부의 대북기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양무진 경남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일부 장관의 발언만 놓고 보면 그동안의 대북정책을 재확인하는 수준"이라며 "대북정책 전환에 따라 미국 측을 설득하는 것도 아니고 (미국에)왜 갔는지 모르겠다"고 평가 절하했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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