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추진하던 밀라노디자인시티 시행사 결국 파산 선고
영종하늘도시 밀라노디자인시티 조감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 영종도 밀라노디자인시티(MDC) 사업 시행사 ㈜피에라인천전시복합단지(FIEX)가 설립 4년 여 만에 160여 억 원을 날리고 파산 처리됐다.이와 관련 인천지법 파산부는 지난 1일 FIEX 측이 신청한 법인 파산을 선고하고 파산관재인을 선임했다. 파산관재인은 앞으로 채권자들을 모아 채권액을 조사하는 한편 파산법인의 재산을 파악해 매각, 채권자들에게 배당하고 법인을 폐지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안상수 전 시장 시절 지난 2007년 3조7500여 억 원을 투자해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하늘도시에 디자인ㆍ전시 산업 중심지인 이탈리아 밀라노를 본 뜬 전시문화복합단지를 만들겠다며 MDC 사업을 추진했다. 유명 건축가 김 모 교수가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FIEX는 이를 위해 만든 시행사다. 인천도시개발공사(26.5%ㆍ15억9000만원)과 인천교통공사, 인천관광공사 등 인천시 산하 공기업 3개의 지분이 73%가 넘는 사실상의 공기업이다. 유재현 전 경실련 사무총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사업을 주도했다. 하지만 때마침 덮친 부동산 경기 침체, 사업성 부족 등으로 재원 조달에 실패했다. FIEX는 최종 시한인 지난 3월31일까지 토지 계약금 830억 원을 내지 못해 토지매매계약이 해제됐다. 결국 지난 4월 사업 추진이 백지화됐고, 이번 파산 선고로 인해 시행사도 공중분해 되고 말았다. 이번 파산으로 인해 날아간 돈은 160억 원에 달한다. 시민 혈세가 포함된 자본금 60억원이 날아간 것은 물론 100억 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채무도 보전해 줄 만한 자산이 거의 없어 채무자들도 큰 손해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치적 판단 하에 밀실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경제성 검증도 하지 않고 거액의 혈세를 투입해 날려 버리는 전형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실제 FIEX는 지난해 무려 54억3100만원이나 들여 시범사업으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전시회'와 '트리엔날레 전시회'를 열었지만 입장료 수입은 예상했던 6억원의 3%인 2000만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사업성이 없지만 선거를 앞두고 '성과'를 의식한 정치인들의 밀어부치기식 사업이었다는 방증이다. 감독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아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와 방만 경영도 심각했다. 지난해 9월 송영길 시장 취임 후 실시된 감사에서 FIEX 경영진은 외자 유치를 한 푼도 하지 못했으면서도 국외 출장비로 무려 4억5100만원, 접대비로 1억2000만원을 쓴 사실이 드러났다. 이사회 특별 의결을 거쳐야 하는 10건 24억원의 사업비를 대표이사가 독단적으로 집행하기도 했고, 3억5700만원을 주고 구입한 전시안내 시스템을 저작권 문제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는 등 어처구니 없는 일이 수두룩하게 발생했다. 하지만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없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어떻게 이렇게 방만하게 사업이 이뤄져 세금이 낭비되도록 방치됐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향후 이런 일이 다시 재현되지 않도록 철저한 검증과 준비를 거치게 하는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며 책임자를 찾아내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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