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리 농협 분당PB센터 팀장
김형리 농협 분당PB센터 팀장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더블딥 우려로 국제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이 야기됨에 따라 우리나라는 또다시 외화유동성 확보에 힘쓰고자 지난달 19일 한·일간 통화스왑을 700억 달러로, 26일에는 중국과 통화스왑 규모를 56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각각 합의했다. 지난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로 단기 외환유동성이 경색되고 외환시장이 요동칠 때 미국과 일본, 중국과 연이어 통화스왑을 체결하면서 위기를 빠른 시일내에 진정시키는 효과를 거뒀다. 이번 한·일, 한·중 통화스왑의 확대 또한 최근 유로존에서 비롯된 글로벌 유동성위기를 대비하기 위한 '마이너스 통장'을 준비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며, 이번 스왑의 경우 국내은행 및 국가신용등급의 안정적 유지를 강화하려는 측면도 있다 할 수 있다. 통화스왑이란 원래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파생상품 중 하나이지만 현재는 국가간 통화의 맞교환, 즉 국가간 통화스왑 계약을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국가간 통화스왑 계약은 두 나라가 자국통화를 상대국 통화와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외환위기가 발생하면 자국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외국통화를 단기 차입하는 중앙은행간 신용계약이다. 즉 이 계약을 국가간에 체결하면 어느 한 쪽이 외환위기에 빠질 경우 다른 한 쪽이 미 달러화 등 외화를 즉각 융통해준다. A국가에서 외환보유액이 바닥나 환란사태에 직면했을 경우 B국가에서 돈을 빌려 오고 그 액수에 해당하는 자기나라(A국) 화폐를 B국에 담보로 맡기는 것이다. 내용상 차입이지만 돈을 맡기고 돈을 빌려오는 것이기 때문에 형식은 통화교환이 된다. 그러나 스왑을 요청하는 쪽이 일정액의 수수료를 부담하게 되며, 이후 만기시 계약시점에 미리 약속한 환율로 원금을 재교환한다. 통화스왑은 중장기적 환리스크의 헷징기능 뿐만 아니라 차입비용의 절감과 자금관리의 효율성을 높여주고 새로운 시장에 대한 접근수단으로 이용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통화스왑은 장부외거래의 성격을 갖고 있어 금융기관의 경우 자본·부채비율의 제한을 받지 않고 이들 거래를 이용할 수 있는 이점도 갖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우 <표1>에서 보듯이 통화스왑계약 체결이 여러번 있었지만 일반인들에게 가장 뚜렷하게 인식된 것은 지난 2008년 미국과 체결한 3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왑이다. 당시 달러 기근에 시달리던 국내 외화자금 시장의 숨통을 틔우고 시장을 일시에 안정시킨 바 있다. 이처럼 국가간 통화스왑의 목적은 안정적인 상대국 통화(달러)를 사용, 협약을 맺은 국가의 통화가치를 안정시키는 데 1차적인 목적이 있다. 통상 스왑 협정의 기간은 3~6개월인데, 한·미 통화스왑의 경우 처음 6개월을 예정했던 체결기간이 2010년 2월까지 지속되기도 했다. 통화스왑이 위기에 대한 '보험'이라고 여기며 미리 들어두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반드시 보험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미국, 일본, 중국과 통화스왑을 체결함으로서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압박을 받아야 했다. 결국 두 나라의 상호이익에 부합돼 체결된 것이 일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