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산업은행이 부실기업을 인수해 2589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감사원이 23일 공개한 정책금융기관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009년 12월31일 금호생명과 4800억원 상당의 주식 인수계약을 체결했다.산업은행은 당시 주식 인수를 위한 내부 검토 과정에서 부실자산 578억원 외에도 1836억원 규모으 추가 부실자산이 존재할 수 있어 주당 순자산가치가 -152원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도 주당 5000원에 주식을 인수키로 결정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감사원은 금융위원회 위원장에게 기업 인수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산업은행 임원 B씨의 비리를 인사자료로 활용할 것을 통보하고, 산업은행장에게 기업인수 업무를 부당 처리한 관련자 2명에게 주의를 줄 것을 요구했다.산업은행은 특히 정부의 지급보증 등 지원으로 현재 A1등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부 지원이 없을 경우 재무건전성 등급은 지방은행 보다 낮은 D등급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의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순이자마진(NIM, Net Interest Margin)이 1.6%로 5개 시중은행 평균(2.4% 보다 훨씬 낮고 예대율도 425%로 다른 시중은행(105~120%)에 비해 월등히 높아 민영화 전환시 경영 악화가 우려된다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다.이처럼 산업은행의 재정건전성이 열악한 상황인데도 산업은행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금융위원회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감사원은 "산업은행 민영화의 경우 지분매각과 다른 금융기관과의 합병 등 방법에 따라 추진일정 및 경영전략이 달라지는데도 금융위는 각 방안별로 세부 추진전략 등 민영화 추진방안을 마련하지 않고있다"고 밝혔다.산업은행에선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30개 점포를 신설하고 있는 등 시중은행과 M&A가 이뤄질 경우 중복투자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한편, 정책금융공사의 경우 신업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과 대출업무가 중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감사원이 정책금융공사의 간접대출 대상 업체와 신기보가 지원하는 업체의 중복여부를 비교한 결과 신보는 66%, 기보는 55% 중복됐다.또 정책금융공사는 우량중소기업 보다 자금 공급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지원하도록 간접대출을 설계해야하지만,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상위 2개 등급 업체에 실행된 대출은 4905억원인 반면 하위 2개등급 업체에는 2357억원 상당을 대출했다.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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