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지금까진 무탈하게 잘 해왔는데..." 김문수 경기도지사(사진)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사진)의 도내 초등학교 '무상급식' 얘기다. 김 지사와 김 교육감은 서울시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며 오세훈 전 시장의 '낙마' 빌미를 제공했던 초등학교 무상급식에 대해 적절한 해법을 내놓으며 상생의 길을 걸어왔다. 김 지사는 '김상곤표' 무상급식을 '친환경 학교급식'이란 이름으로 올해 400억 원을 지원했다. 내년에도 610억 원 가량의 예산지원을 검토 중이다. 김 교육감은 애초 '전면 무상급식'을 주창해왔다. 결국 김 지사는 '무상급식'이란 단어 대신 자신이 공약이었던 '친환경 환경급식'을 지켜냈고, 김 교육감은 무상급식을 고수하는 대신에 400억 원의 '알토란같은' 재원을 확보하는 '윈-윈 게임'을 한 셈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김 지사와 김 교육감의 '해빙무드'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내년부터 유치원 무상급식 대상을 현재 5세에서 3~4세까지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기 때문. 경기도는 이에 대해 가뜩이나 가용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상급식을 확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내년 경기도가 사업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가용재원은 4500억 원대로 지난 2004년 1조6000억 원대에 비해 4분의 1토막으로 줄었다"며 "무상급식 확대는 도 세수에 큰 변화가 없으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미묘한 시점에서 김 지사와 김 교육감이 조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무산됐다. 오는 25일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사단법인 71동지회 음악회'가 바로 그 것. 김 지사와 김 교육감은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인 1971년 위수령 이후 연행되거나 강제 징집된 학생운동 리더 그룹 180여명이 모여 만든 '71동지회' 멤버다. 김 교육감이 1949년생으로 1951년생인 김 지사 보다 2년 서울대 경영학과 선배. 이날 행사에는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 원혜영 국회의원, 장기표 녹색사회민주당 대표, 김세균 서울대 교수, 임진택 연극연출가ㆍ국악인, 최열 환경재단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그러나 김 교육감은 참석이 어려운 상황이다. 북유럽 교육 선진국들과의 교육 교류 협력강화를 위해 지난 19일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등 3개국 방문길에 올랐기 때문. 김 교육감은 오는 28일 돌아온다.김 지사와 김 교육감이 초등학교 무상급식에서 보여준 '솔로몬의 상생 지혜'를 유치원 3~4세 무상급식 확대에서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영규 기자 fortun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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