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담담 ‘마스터들, 한국영화를 말하다’
이장호 감독, 정지영 감독, 박철수 감독, 이두용 감독. (왼쪽부터)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류승완 등 20세기 말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가져온 신예들이 등장하기 전, 충무로는 이들의 세상이었다. 이두용, 이장호, 박철수, 정지영. 이 네 명의 감독들이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아주담담에 함께 한 이유는 바로 옴니버스 영화 <마스터 클래스의 산책> 때문이다. <처용무>(이두용), <미몽>(박철수), <이헌의 오디세이>(정지영), <실명> (이장호), <노인과 연인> (변장호)까지 총 다섯 편의 단편들로 구성된 <마스터 클래스의 산책>은 각자 25분 가량 ‘서울’을 테마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환갑도 지난 정지영 감독이 당당히 “여긴 어리광을 피울 수 있는 자리”라고 말 할 정도로 모인 감독들의 평균 연령은 높지만, ‘마스터들, 한국영화를 말하다’는 주제로 열린 이날의 아주담담은 그리 ‘담담’하지 않은, 현재 한국영화를 향한 날카로운 검들이 오갔다. 특히 올해 BIFF에 2007년 석궁테러사건을 소재로 한 신작 <부러진 화살>을 선보이며 열광적인 반응과 여전한 연출력을 증명한 정지영 감독은 “최근 다큐멘터리를 위해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그들의 입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말은 한국영화 산업의 지나친 대기업 의존도다. 모든 감독과 제작자들이 대기업의 투자심사에 절절 매고 있다. 우리 같은 감독들은 이미 낡은 감각의 사람들이라 간주하고 만나주지도 않는다. 과연 이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영화의 미래가 어둡지 않다고 보는 것은 우리를 포함해 젊든 늙든 모든 영화인들이 가지고 있는 열정일 것이다. 열정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런 핸디캡들은 언젠가 극복될 거다. 하지만 그런 문제점을 함께 고민하지 않고 각자 개인 플레이만 한다면 그 조차 극복이 어렵다고 본다”며 일갈했다. 박철수 감독 역시 “돈 논리에 묻혀 데뷔 후 한두 작품만 만들고 영화감독을 접는 후배들이 너무 많다. 그런 면에서 많은 영화를 만들어 올 수 있었던 우리는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마스터 클래스라고, 한물간 감독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어느 시대 어느 국가고 한 시대의 문화를 끌고 갈 힘이 있는 자들이 마스터다. 나는 여전히 도발적이고, 파괴적인 사람이고 감독”이라며 이장호 감독이 앞서 말한 “앞으로 50년 이상 영화를 만들 것”이라는 포부가 그저 선언으로만 그치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10 아시아 글. 부산=백은하 10 아시아 사진. 부산=이진혁 elev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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