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해적이 다시 몰려온다. 이달 들어 인도양이 잠잠해지면서 소말리아 해적들의 뱃머리가 다시 바다로 향하고 있다. 이들의 먹잇감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상선이다. 11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2월까지 여름 몬순(계절풍)기 이후 아덴만, 홍해, 인도양(소말리아 연안)에서 발생한 해적사건은 9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7월~9월까지 여름 몬순기간 발생한 사건 28건 대비 325%나 늘어난 수준이다. 3월말 현재도 약 28척(선원 588명)이 피랍돼 억류 중이다.
청해부다 아덴만 호송구간
2006년 이후 우리나라는 총 24척이 해적의 공격을 당했다. 피해 상황별로는 선박 피랍 9척, 피습 1척, 총기피격 9척, 물품도난 5척 등으로 나뉜다. 피랍된 선박 중 국적선박은 2척이며 우리 선사 소유 외국적 선박은 7척으로 집계된다. 아덴만 여명작전으로 유명한 삼호 주얼리호 피랍사건 이후에도 지난 4월30일 한국인 4명이 승선한 제미니호가 피랍된 바 있다. 국토부와 각 선사는 이에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각 선사들은 지난달까지 선박내 구조를 위한 위성통신기기와 이중철재문을 장착한 선원대피처를 마련했다. 국토부도 이달말 '해적 피해 예방·대응 지침서'를 이달말 각 선사에 전달한다.
해적위험지대
하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이다. 상황실을 통해 위험지역 통항 3일전 보고를 받고 각종 해적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최대속력 15노트 이하 선박 높이 8m이하 취약 선박의 경우 보안요원의 탑승을 반강제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청해부대의 문무대왕함과 함께 20여개국의 30여척 군함도 이들의 호송을 돕지만 모든 배를 호송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내외법상 선박내 총기 휴대 등 자국이 아닌 바다에서 해적을 막기 위한 직접적인 대책을 세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각 선사들이 해적 퇴치를 위한 장비를 갖추고 긴장을 늦추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소말리아 해적들의 양상이 로켓포, 수류탄발사기 등으로 무장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테러조직과의 연계도 의심되고 있다"며 "해적에 대한 국가 차원의 단호한 대처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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