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코 오사무 미쓰비시 자동차 사장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엔화 강세로 비용절감 노력이 허사가 되고 있다”일본 미쓰비시자동차의 마스코 오사무 사장이 6일 한 말이다.7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는 이날 새로운 미니밴을 발표한 기자간담회에서 “상황이 몇 달전에 비해 바뀌었는데 좋지 않다”면서 “몇 년에 걸친 비용절감 노력 탓에 더 깎을 부분이 거의 없다”고 털어놨다.미쓰비시자동차는 엔화 강세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환율 영향을 받지 않는 일본 국내 판매를 확대하고 엔화 강세를 이용해 해외 부품구매를 더 늘리고 있다.그는 “우리는 환율수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런 노력도 때때로 단 하룻만에 물거품이 된다. 쓸모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마스코 사장의 발언은 지난달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최고경영자(CEO)의 말과 궤를 같이 한다. 곤 회장은 당시 “향후 6개월 동안 엔이 현재의 수준으로 남아 있다면 산업전략을 전면 재고(再考(재고)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엔화 강세는 일본산 자동차의 해외 가격을 비싸게 해서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해외수익을 엔으로 바꿀 때 금액을 줄이는 이중의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엔화는 지난 8월19일 2차 대전 후 최고치인 달러당 75.94엔을 기록했고 지난주 유로에 대해서도 100.77엔으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현재 엔화는 달러와 유로에 대해 각각 76.71엔대, 102.30엔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엔화 가치는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와 있다.이 수준의 엔화 가치는 일본 중앙은행인 BOJ의 분기 기업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의 순익전망 근거로 삼은 달러당 82.59엔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미스터 엔으로 통하는 에이스케 사카키바라 전 재무성 국제금융 재무관은 지난 8월 7일 아사히TV에 출연, "엔화 강세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며, 일본 정부는 미국의 지원 없이 계속 엔 매도로 시장에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엔·달러 환율이 올해안에 60엔대까지 내릴 수도 있으며 연말까지 달러당 73엔 선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도요타자동차 등 다른 일본 기업들과 마찬 가지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비용절감을 위해 공격적인 조치를 취했고, 엔화강세에도 이런 노력을 계속해왔다.마스코 사장은 “엔화 강세는 추가 비용절감 여지가 점점 더 적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미쓰비시자동차는 그러나 외국산 부품비율을 높이려는 당초 계획을 완화할 생각은 없다. 마스코 사장은 “외국산 부품비율을 3월 말 19%에서 21%로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마스코 사장은 일본 국내 고객을 더 끌어들이기 위해 연내에 새로운 미니밴인 ‘델리카 D:3’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차는 업무제휴를 맺은 닛산이 생산한다. 마스코 사장은 “우리는 상대적으로 환율 영향을 적게 받는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국내 비즈니스를 다시 점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내수시장을 겨냥한 미쓰비시자동차의 판매전략은 일본 경제의 위축속도가 둔화되고 있는데다 지난 3월 대지진의 피해복구를 위한 재건예산 지출 등을 감안하면 상당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는 6월 말로 끝난 지난 2분기에 1.3% 감소해 3분기 연속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나 성장률 하락폭은 블룸버그통신이 25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평균 -2.5%보다 꽤 양호한 수준이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박희준 기자 jacklondo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