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주부 A씨는 최근 국민은행 대표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갖고 있지도 않은 "카드대금이 미납됐다"며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신고를 해야한다는 내용이었다. "10분 경찰이 전화하면 신고하라"는 말을 듣고 '112' 번호가 찍힌 전화를 받은 A씨는 상대방이 자신의 카드와 통장잔고 등을 물어보며 송금을 유도하자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알게됐다.한동한 주춤하던 보이스피싱이 다시 증가하는 주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위원장 김영란)는 110정부민원안태콜센터로 접수된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상담전화를 분석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권익위에 따르면 110콜센터에 접수된 보이스피싱 상담건수는 2008년 7만7175건(피해금액 21억여원), 2009년 4만4709건(25억여원), 지난해 1만8229건(15억여원) 등으로 줄어들다 올해 8월까지 1만3356건(24억여원)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상담건수는 46%, 피해액은 70% 증가한 것이다. 피해자의 이름과 가족관계 등 개인정보를 사전에 파악하고 있는 등 보이스피싱 수법도 다양해지고 정교해졌다.핸드폰 뒷자리가 자녀의 전화번호로 찍힌 콜렉트콜(수신자부담전화)로 전화가 걸려오고, 유학 중인 동생을 납치했다며 송금을 요구하기도 했다.보이스피싱 유형은 은행 사칭이 30.3% 가장 많았고, 자녀납치가 21.1%로 뒤를 이었다. 우체국이나 택배 사칭(14.3%), 검찰청 사칭(13.5%), 휴대폰인터넷통신(5.6%) 등의 순이었다.농협직원을 사칭해 "수상한 사람이 대출을 받으러왔다"며 재방방지를 위해 카드번호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하고, KT우수고객을 대상으로 무선전화기를 무료로 배부한다며 개인정보를 물었다.서울지방경찰청을 사칭해 "통장을 불법 사용한 용의자를 검거했다. 개인정보 유출로 만들어진 것인지 조사해야 한다"며 주거래 은행 등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거나. 법무부 번호로 전화를 걸어 "신한은행에 대포통장이 개설됐다"며 통장보호를 위해 계좌이체를 요구하기도 했다.최근 3개월간 가장 많이 사용된 사칭 번호는 검찰청 지능수사과(02-584-2171)와 경찰청(02-3483-9401), 대검찰청(02-3480-2777), 법원(02-2224-8630) 등이다. 콜센터 관계자는 "어떤 기관도 전화를 이용해 개인정보나 금융정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없다"며 "자금을 송금하지 이전에 반드시 사기여부를 인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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