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50년만에 에세이 연재 재개

이어령

이어령(77) 전 문화부 장관이 베스트셀러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출간 50년을 맞아 후속 에세이를 월간 문예지 '문학사상'에 연재한다. 새로운 에세이의 제목은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그 후 50년'으로, 9월부터 총 6~7차례에 걸쳐 실릴 예정이다.1962년 경향신문에서 연재가 시작된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는 한국 문화와 민족성의 다양한 면모를 비평적으로 분석한 이 전 장관의 대표 에세이다. 한국전쟁의 상처에서 헤어나지 못한 1960년대 한국인과 한국 사회·문화를 냉철하게 분석했으며, 특히 한국인의 정체성을 비판적으로 규명한 그의 혜안은 당시 학계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1963년 단행본으로 출간된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는 출간된 한 해 동안 무려 30만 부가 판매되었으며, 영어, 일본어판 등을 포함해 현재까지 250만 부가 넘는 판매부수를 기록하고 있다.이 전 장관이 연재를 재개하는 새 에세이 주제는 50년 후 한국인의 자화상과 한국 문화론이다. 50년 전에 비해 한국이 대가족 해체와 파괴와 커뮤니케이션 툴의 변화 등 엄청난 사회적인 변화를 겪은 만큼 미래의 한국과 한국인이 나아갈 지향점을 제시하려고 하는 것. 에세이 연재에 맞춰 서울대 국문과 권영민 교수와 가진 대담에서 이 전 정관은 “한국이 전례 없는 발전으로 선진국의 대열에 오르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부작용으로 심각한 긴장과 갈등이 유발돼 ‘정자(亭子)’ 의 시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방으로 트이고 내부가 텅 비어 휴식과 놀이를 할 수 있고,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정자’의 특성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는 이 전 장관의 혜안이다. 또한 50년 전 에세이의 내용이 다소 과격하지 않았냐는 권 교수의 질문에 이 전 장관은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는 과격하고 부정적인 시각뿐 아니라 긍정적인 시각도 담고 있는 한국인 론이다. 이같은 이중적이고도 모순적인 특성 때문에 오랫동안 독자들로부터 꾸준히 읽힌 것 같다”고 자평하기도 했다.태상준 기자 birdca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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