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투표에 나타난 시민의 뜻 겸허히 받아들여야..정파 따른 아전인수 해석 등 소모적 갈등차단
[아시아경제 이영규 기자]김상곤 경기도교육감(사진)이 24일 서울시 초등학교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뒤 고사성어 '이수차천(以手遮天)'을 인용해 서울시민의 현명한 판단에 경의를 표했다.'이수차천'은 권력의 손바닥이 아무리 커도, 도도하게 흐르는 시대정신과 국민의 눈을 가릴 수는 없다는 우리 고사성어. 김 교육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시민 여러분께서 현명한 판단으로 보편적 복지로 상징되는 우리 교육의 길을 다시 한 번 열었다"며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김 교육감은 특히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나타난 시민의 민의를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며 "정파에 따른 아전인수격 해석으로 또 다른 소모적 갈등을 불러오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시민의 뜻은 보편적 방식의 무상급식 복지 확대"라며 "우리 아이들이 밥과 꿈을 함께 나누는 평화롭고 행복한 나라를 모두의 힘으로 함께 만들어 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그동안 무상급식이 비이성적이고, 독선적 정치행위로 변질된 데 대한 아쉬움도 지적했다. 그는 "무상급식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불평등과 심리적 차별을 막는 인권과 교육권의 영역이므로 정치적 헤게모니 싸움의 대상이 아닌데다,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에 따른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사회통합의 과정인데도 불구하고, 함량미달의 복지 인식과 비이성적이고 독선적 정치행위가 확산되면서 결국 주민투표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왔다"고 주장했다.<다음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서울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대한 입장 전문>안녕하십니까? 경기도교육감 김상곤입니다.서울시민 여러분께서 현명하신 판단으로 보편적 복지로 상징되는 우리 교육의 길을 다시 한 번 열어주셨습니다. 이수차천(以手遮天)이라는 고사성어가 떠올랐습니다. 권력의 손바닥이 아무리 커도, 도도하게 흐르는 시대정신과 국민의 눈을 가릴 수는 없는 일입니다.저는 무상급식을 통한 보편적 복지 실현을 앞서 주장한 사람으로서, 지난 2일 서울시장님께 공개편지를 드린 바 있습니다. 저는 편지에서 무상급식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불평등과 심리적 차별을 막는 인권과 교육권의 영역이므로 정치적 헤게모니 싸움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과,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양극화가 빚어낸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에 따른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사회통합의 과정임을 호소했습니다.그러나 주민투표는 끝내 강행되었고, 차분하게 국민의 뜻을 묻는 절차가 아니라 정치적 이해에 따라 복지현실에 대한 온갖 왜곡된 주장이 난무하는 편가르기의 장이 되었습니다. 가장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교육문제가 특정 개인의 정치적 발판으로 악용되어서는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시장님이 흘리는 눈물은 안타까웠지만, 그 행위 속에 ‘하위 50%’ 아이들과 부모들이 감당해야 할 ‘눈물’과 ‘평화’가 담겨 있지 않은 것은 더욱 가슴 아픈 일이었습니다.그러나 오늘 투표결과는 우리 미래에 대한 국민의 뜻과 시대정신이 어디에 있는 지를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함량미달의 복지 인식과 비이성적이고 독선적 정치행위를 시민들의 힘으로 다시 한 번 준엄하게 심판하였습니다. 모두가 충분히 열심히 일한 결과가 모두를 위한 복지로 되돌아가는 건강한 사회에 대한 기대를 시민의 뜻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보편적 복지는 인권입니다. 헌법 22조와 31조는 모든 사람이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와 의무교육 무상 원칙을 천명하고 있고, 세계인권선언은 인간의 경제사회적 권리를 인권이라고 칭했습니다. 인권과 교육권이 올곧게 지켜지는 사회가 공정사회이고 공생발전의 기본입니다. 무엇보다 하위 50% 아이들에게만 제공되는 무료급식은 우리 사회에서 성적이나 외모에 대한 비교보다 훨씬 더 굴욕감을 주는 원색적인 비교표이고 이것은 제도적 폭력에 가깝습니다.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나타난 시민의 뜻을 진정 겸허하게 수용해야 합니다. 정파에 따른 아전인수격 해석으로 또 다른 소모적 갈등을 불러오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시민의 뜻은 보편적 방식의 무상급식 복지 확대입니다. 수도 서울의 성숙한 태도는 대한민국 전체에 커다란 힘이 될 것입니다.우리 아이들이 밥과 꿈을 함께 나누는 평화롭고 행복한 나라를 모두의 힘으로 함께 만들어 가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011년 8월 24일 경기도교육감 김 상 곤이영규 기자 fortun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이영규 기자 fortun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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