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한나라당 내 친박계(친박근혜계)에 내년 대선을 앞두고 물밑 조직 정비에 가속도를 붙였다. 친박계 의원들이 당내 알짜배기 조직기구의 장(長)을 하나둘 씩 흡수하며 박근혜 전 대표의 대권 표밭 다지기에 나섰다. 정치권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한창 시끄럽지만 친박계의 세 불리기는 이런 현안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이다. 친박계 중진인 서병수 전 최고위원(3선)은 18일 재외국민협력위원장을 맡았다. 서 전 최고위원은 내년 선거부터 참여할 재외국민 250만명을 대상으로 한 해외지역 선거운동을 지휘하게 된다. 실질 투표수는 20만표 정도로 예상되지만, 역대 대선이 50만표 안팎에서 승패가 갈렸다는 점에서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 친박계 한 핵심당직자는 19일 기자와 만나 "친이계(친이명박계)인 이재오 전 장관 등이 앞서 해외교포를 공략했다면, 이젠 친박계가 공식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반겼다. 서 위원장도 박 전 대표에 관한 질문에 "교포들이 집권여당 대선주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재집권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재외국민협력위원회는 현재 해외에 각 분과 조직을 만드는 등 준비 중이다. 전날에는 친박계가 주축이 된 재외동포조직인 '대한국 포럼'이 출범, 박 전 대표가 참석해 힘을 실었다. 당내 최대 직능조직으로 총 26개 분과를 거느리고 있는 중앙위원회와 여성 표심을 자극할 중앙여성위원회 위원장도 '친이→친박' 으로 이동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음달 1일 열릴 중앙위 위원장 선거에 원내에선 유일하게 친박계 김태환 의원(재선)이 출마했다. 원외 후보 2명이 나섰지만 김 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김 의원이 위원장에 오르면 전임인 친이계인 최병국 의원의 뒤를 잇는 셈이다. 이 경우 중앙위 조직구성도 친박성향 인사로 '물갈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다른 직능조직보다 권한이 많고 활발한 당내 활동을 펼치는 중앙위 소속 당원들은 대선 경선 시 선거인단으로도 대거 참여한다. 김 의원이 “내가 당선되면 분명 박 전 대표 대선 행보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하는 이유다. 같은 달 7일에는 친이계 김소남 의원과 친박계 김옥이 의원이 맞붙는 여성위원회 위원장 경선도 예정돼 있다. 김소남 의원이 당선되면 두 번째 취임이라는 점을 감안해, 당내에선 김옥이 의원의 승리를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여성위는 한나라당 여성 당원 대부분이 여성위에 속해있는데다 여성 시민단체와의 접촉도 활발하다. 이에 김옥이 의원 취임 시, 박 전 대표에게 고무적인 대선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단 분석이다. 한편 친박계는 현재 한나라당 16개 시·도당위원장 중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대전, 충북, 충남, 경북 등 절반에 해당하는 8곳을 차지했다. 경기를 제외한 수도권과 텃밭인 영남권과 충청권까지 친박계가 모두 장악했다. 심나영 기자 sn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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