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먹구름이 잔뜩 낀 8월 주식시장이지만 돈이 몰리는 곳도 있다. 바로 통신, 음식료, 섬유의복 등으로 대표되는 내수주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외 변수로 인해 덜컹거리는 시장에서 내수주가 '안전자산'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당분간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18일 코스피는 전날 보다 32.09포인트(1.70%) 내린 1860.58에 거래를 마쳤다. 투신권이 2800억원 가까이 팔아 치우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투신권의 전날 매도 규모는 지난 5월3일 이후 석달 만의 최대치다. 투신의 매도 폭탄은 전기전자 업종에 집중됐고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6% 가까이 폭락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이 일제히 급락했다. 투신은 자동차와 조선주가 속한 운송장비 업종도 대거 팔아치웠다. 경기에 민감 양대 업종은 대량 내다 팔았지만 투신이 베팅한 업종도 있었다. 투신권은 통신, 유통, 섬유의복 등 내수업종에서 670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형 내수주는 훌쩍 뛰어 올랐다. 롯데쇼핑과 KT&G, NHN 등이 2~7% 올랐고 SK텔레콤과 KT도 6%대 급등했다 . 투신권의 내수주 쇼핑은 국내 주식형펀드의 주식 비중이 너무 낮아 추가로 주식 비중을 낮추기 어려운 시점에서 선택한 방법으로 해석할 수 있다.이처럼 최근 투자심리가 악화될 때마다 수출주와 내수주가 대조적 모습을 보이는 것은 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전날에는 미국 PC회사가 올 하반기 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투자자들을 더욱 겁먹게 만들었다.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델의 실적 가이던스 하향 소식에서 알 수 있듯이 가장 경기에 민감한 업종을 중심으로 이익전망치 수정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익 모멘텀이 훼손되면 더 이상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고 강조할 수만도 없는 상황으로 주가지수는 상당기간 기간 조정 양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미국 PC회사 델(Dell)은 지난 17일(현지시각) 올해 전체 매출 성장전망치를 기존 5~9%에서 1~5% 수준으로 낮춰 잡는다고 밝혔다. PC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약화된 데다 정부 측 수요도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19일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내수업종에 대한 기관 매수세로 이어지고 있다"며 "내수업종이 수출업종에 비해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수출업종의 부진이 내수업종의 부진으로 이어지는 고리가 약하다는 것. 외환위기 가능성도 크지 않고 한국 정부의 재정건전성도 미국과 유럽에 비해 나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융위기 이후 신흥시장의 내수 확대는 기대만큼 강하지 않았고 신흥국들은 오히려 선진국의 경기 부양책이 추진되는 와중에 대외수출 의존형 성장을 했다"며 "하지만 이번 미국발 충격으로 인한 제로금리의 2년간 확약과 신흥시장의 금리인하 전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신흥 시장 내 내수부양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에 한국과 중국의 내수 확대 관련 종목군이 주도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이솔 기자 pinetree1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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