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마트 미트센터 오픈, 위생·신선도가 '생명'

[광주(경기)=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손 소독을 하셔야 문이 열립니다."11일 방문한 '이마트 미트센터'에서 가장 먼저 들은 인사다. 이날 본격적인 생산라인 가동을 시작한 이마트 미트센터에서 무엇보다 위생이 중요했다. 건물 외관만 보자면 하루에 소 50마리, 돼지 400~500마리 처리하는 축산물 가공·포장 공장이라고 전혀 믿어지지 않았다. 이마트 미트센터(emart meat center)라는 글귀가 아니라면 이마트 매장이라고 착각할 만한 외관이었다.

▲이마트미트센터에 직원들이 추석용에 쓰일 한우선물세트 포장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건물 앞에서면 차이는 확연히 들어났다. 문 앞에 설치된 손소독기에서 소독을 실시해야만 자동문이 '우웅'하는 모터소리를 내며 열리는 것. 건물에 들어선 뒤에 개인의 신발을 벗고 슬리퍼를 신는 것은 당연해 보이기까지 했다.건물내부에서 작업이 진행중인 생산라인으로 들어서는 절차는 더 까다로웠다. 장화에 흰색가운, 모자, 마스크를 모두 입는 것은 기본이다. 이를 모두 착용하고 재차 손 씻기를 한 뒤에야 에어샤워실로 들어설 수 있다. 에어샤워실에서 고압의 바람을 쏘인 뒤 생산 내부로 들어설 수 있었다.작업장 내부는 마치 냉장고에 들어서는 기분이 들 정도로 서늘했다. 사람들의 입에 직접 들어가는 축산물을 바로 가공하는 공장인 만큼 신선도 유지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 모습이었다. 김연섭 이마트 축산가공센터 TF 팀장은 "생산라인 내부의 온도는 영상 12℃를 항상 유지하고 있다"며 "에어컨을 이용해 위치별로 온도차이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원한 공기가 조금씩 나갈 수 있는 전용 파이프를 따로 수입해 적용했다"고 말했다.작업장 내부에는 라인 별로 5~7명의 인원만 고기를 포장 용기에 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사람의 손이 닿는 과정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자동화 작업이 불가능한 최소한의 공정에만 사람의 손을 이용하는 것이다. 김 팀장은 "36.5℃의 사람 손이 반복적으로 닿으면 신선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자동화 공정을 거쳐 사람이 손을 닿는 과정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미트센터에서 직원들이 고기를 다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육류의 신선도 유지 비밀은 포장 과정에도 숨어있다. 포장을 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공기는 모두 제거하고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8대2의 비율로 혼합한 가스를 충전시키는 것. 김 팀장은 "산소와 이산화탄소 비율이 8대2인 혼합가스를 충전하면 미생물의 번식을 차단할 수 있다"며 "육류 유통시간을 기존 1주일에서 보름까지 늘릴 수 있을 만큼 신선도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이렇게 움직이는 라인은 모두 16개다. 한우와 돈육이 각각 6개이고, 수입육이 4개 라인이다. 하루 20t의 한우와 50t의 돈육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로 전체 금액으로는 4000억원 수준이다. 이를 통해 전국 136개 이마트에 공급되는 한우의 80%와 돈육의 55%를 이곳을 통해 공급하게 된다. 지난달 말부터 시험가동을 시작한 미트센터의 16개 라인은 이날도 쉴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이마트 미트센터에서 고기를 배송센터로 운송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작업을 진행하던 한 직원은 "올해는 추석이 이른데다 한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추석선물로 한우세트가 인기를 모을 것으로 예상돼 작년에 비해 물량이 30% 이상 늘었다"며 "때문에 일찌감치 냉동 선물세트 물량부터 우선적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낮은 온도와 위생관리 덕분에 땀 한 방울 나지 않는 과정이지만 포장을 진행하는 그들의 눈에는 국내 최초의 축산물 가공 공장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묻어났다.광주(경기)=이윤재 기자 gal-r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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