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영국과 프랑스의 AAA 등급은 안전하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최고 등급(AAA)을 가진 국가 중에서 부채는 많고 성장률은 낮은 프랑스와 영국의 신용등급이 가장 먼저 강등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와 영국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이어서 당장 강등 우려는 없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불안한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8일 프랑스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날 프랑스 CDS 프리미엄은 15.5bp나 상승해 사상 최고인 160bp를 기록했다. 이는 AA등급을 가지고 있는 벨기에와 비슷한 수준이다. 씨티에서 글로벌 금리 투자전략 대표를 맡고 있는 마크 쇼필드는 CDS 시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프랑스가 AAA 등급을 보유한 유럽 국가 중 가장 취약해질 수 있지만 프랑스는 계속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단기적으로 프랑스 신용등급이 강등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CDS 뿐만 프랑스 국채도 불안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주 독일과 프랑스의 10년물 국채 수익률 차이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 의회가 정부가 마련한 공공 부채를 제한하는 법안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프랑스 신용등급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의회로부터 공공 부채 제한 법안에 대한 지지를 얻지 못 한다면 이르면 오는 가을에 신용평가사들이 프랑스 신용등급 전망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유로존 국가 중에서는 오스트리아 핀란드, 프랑스, 독일,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등이 AAA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가장 높고 유일하게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가 바로 프랑스다. 프랑스의 재정적자 비율은 내년에 86.9%에 이를 전망인데 프랑스가 그리스 구제금융에 참여하면서 이 비율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S&P도 지난 6월에는 프랑스 신용등급을 장기적으로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S&P는 1974년 이래 프랑스 신용등급을 AAA로 유지하고 있다. 영국은 상대적으로 파운드라는 독자적인 통화를 보유하고 있고 기준금리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낮은 성장률 등 경제가 극도로 취약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어 문제다.영국은 프랑스보다 GDP 대비 부채 비율이 높다.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성장률도 낮다. 무디스는 6월에 낮은 성장이 지속되고 재정수지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영국에 대한 입장을 다시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세수 증대와 공고 지출 감축을 통한 강력한 긴축 정책이 시행되면서 아직 시장은 영국 부채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주 역대 최저인 2.59%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와 공공 지출 감축에 대해 폭동이 이어지면서 사회적으로는 불안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쇼필드는 영국의 가장 큰 리스크는 성장률이 매우 가파르게 둔화되고 있다는 것과 연정이 붕괴되면서 정치적 격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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