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미국 경제의 더블딥(경기재침체) 우려 등에 따른 달러화 약세로 일본 엔화 가치가 연일 치솟고 있다. 수출경쟁력 악화로 일본 기업들의 근심도 커졌지만 일부 업체들은 엔고(高)를 오히려 해외시장 개척의 좋은 기회로 삼고 투자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맥주로 유명한 일본 최대 주류업체 기린홀딩스도 그 중 하나다. 미야케 센지(三宅占二) 사장이 기린의 사령탑에 취임한 것은 지난해 3월이다. 일본 국내 인구 노령화에 따라 맥주 수요가 감소세를 보이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일본 주류업계들은 합병을 모색했고 1·2위 맥주업체 기린과 산토리는 당시 통합을 추진했다. 그러나 최대 쟁점인 통합 비율을 놓고 의견을 좁히지 못했고, 세계 식품업계 5위가 될 수도 있었던 합병협상은 결국 무산됐다. 결국 가토 가즈야스 사장이 협상 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미야케 부사장이 사장으로 발탁된 것이다. 1948년 출생인 미야케 회장은 1970년 게이오대학 경제학부 졸업해 기린맥주에 입사했다. 승진을 거듭해 2006년에는 상무, 2007년에 기린맥주 사장을 지내고 2009년부터 기린홀딩스 부사장을 맡아 왔다. 당시 신임 미야케 사장은 기린의 나아갈 방향을 묻는 질문에 ‘해외시장’이라는 답을 제시했다. 미야케 사장이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독려하면서 기린은 지난 5년간 해외 사업체 인수에 12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왔다.기린은 2일 브라질 맥주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브라질 2위 맥주·음료업체 스킨카리올(Schincariol)을 인수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기린은 스킨카리올의 지분 50.45%를 39억5000만 헤알(25억달러·한화 약 2조6천517억원)에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세계 맥주시장에서 기린은 10위, 스킨카리올은 14위 업체다. 인수를 통해 기린은 세계시장 점유율을 세계시장 점유율 순위를 7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이같은 결정에는 엔화 가치가 올라 해외 유력 업체를 더 싸게 인수할 수 있게 된 것이 작용했다. 미야케 사장은 “스킨카리올 인수와 남미시장 진출을 통해 성장세를 끌어올릴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힘입어 기린은 5일 2011년 상반기 실적발표를 통해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7% 증가한 728억엔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영업이익이었다. 2015년까지 매출 3조엔, 해외 매출 비중을 30%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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