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원에서 1450원으로…"원가압박 크지만 소비자 위하여"6월 과장광고 과징금, 7월 정부 간담회 압박에 백기든 셈담합 과징금 먹은 서울우유도 인하동참…샘표는 무료증정 행사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식품업계에 또 다시 가격 인하 바람이 불고 있다. 서민 경제를 위한 고통 분담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실상은 갈수록 거세지는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에 백기를 들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꺼내 든 공정위 카드로 과징금 철퇴를 맞는 상황이 속속 발생하면서 '어마 뜨거라' 놀란 여타 업체들도 자진해서 할인 및 무료 증정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오픈 프라이스 제도에서 제외된 빙과 및 제과업체들도 앞으로의 권장소비자가격을 어떻게 정할 지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이날부터 신라면 블랙의 공장도가격을 9.5% 인하한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오픈 프라이스제도로부터 제외됨에 따라 표시되는 권장소비자가격은 1600원에서 1450원으로 150원 내리게 된다.농심 측은 "국내외 원부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원가압박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물가상승과 경기침체에 따라 서민경제 고통을 분담해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자 이번 가격 인하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하지만 이번 가격 인하 결정은 정부의 입김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열린 식음료업계 CEO(최고경영자)와의 간담회에서 부활하는 4개 제품의 권장소비자가격에 대해 지난해 폐지 이전 가격을 참조해 책정해달라며 사실상 가격인하를 주문했기 때문이다.특히 지난 6월 농심이 공정위로부터 허위ㆍ과장 광고로 1억5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사실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서울우유도 가격 할인 동참에 나섰다. 서울우유는 이달부터 올 연말까지 5개월 동안 일부 발효유 및 치즈 주요 품목의 가격을 최대 11.5% 할인하기로 했다. 이번에 할인이 적용되는 품목은 요하임 딸기 등 발효유 4종과 체다치즈400 등 치즈 8종으로 제품 출고가 기준으로 9.7%에서 11.5%까지 가격을 내린다. 이번 가격 할인 행사는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적극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서울우유 측은 설명했다. 서울우유는 지난 6월 치즈값 담합으로 35억9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창립 65주년을 맞은 샘표식품은 오는 18일부터 내달 14일까지 약 한 달간 간장 구입 시 추가로 무료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회사 측은 "정부의 물가정책에 호응해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드리고자 이번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업계 관계자는 "과징금 철퇴를 맞은 업체들의 가격 인하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오픈 프라이스 제외 품목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정부의 주문을 반영해 주요 상품 가격을 일정 부분 낮출 수밖에 없지만 무조건 손해를 볼 수는 없어 난감한 입장"이라고 말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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