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과 이탈리아도 이상징후 보인다

[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미 연방 정부 부채 한도 증액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한숨 돌리나 싶었던 글로벌 재정위기가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럽에서 다시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주가가 급락하고 채권수익률이 급등한 것이다. 1일(현지시간) 유럽 주식시장에서 주가는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지역의 벤치마크 지수인 DJ유로 STOXX50은 전일대비 2.88% 하락해 지난 2월 올 최고치 대비 10%나 추락했다. 이탈리아의 FTSE MIB지수는 3.9% 급락, 지난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스페인 IBEX35지수도 3.24% 떨어졌다. 독일 DAX30 지수는 2.86%, 프랑스 CAC 40 지수도 각각 2.86%와 2.31% 빠졌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제조업 지수가 최근 2년 사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영향이라고는 하지만 유로존 채무위기에 대한 정치적 불안감이 여전한데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채권수익률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시켜 결국은 그리스발 부채문제가 이들 국가로 전이될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이날 6.04%까지 치솟으며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와 같은 만기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금리차)는 유로존 출범이후 최고치인 3.4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6.2%까지 올라 지난 19일 기록한 최고치 6.316%에 근접했다. 수익률이 6%가 넘으면 이상징후를, 7%를 돌파하면 지속되기 어려운 수준의 차입 비용으로 간주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자들이 그리스 부채위기에 직격탄을 맞을 이탈리아 은행주를 대량매도에 나서면서 올해 이탈리아 대형은행들의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산 규모 기준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유니크레디트는 하룻만에 4% 빠졌고 이탈리아 최대 소매은행 인테사 상파울로와 자산규모 3위 은행인 방카몬테데이파스키는 각각 7.9%씩 급락했다. 이탈리아 은행들의 주가는 지난 2월 기록한 최고치를 기준으로 올해만 평균 26% 하락했다. 유니크레디트는 40%, 인테사 상파울로는 39%나 떨어졌다. 독일의 커머즈뱅크와 도이체방크 주가도 각각 47%, 23% 주저앉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금리가 급등, 자국의 채무변제를 위한 자금조달마저 위태로워지면서 그리스 구제금융에 이들 나라가 지원할 처지가 아니라는 판단하에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에 이들 두 나라를 제외하는 방법을 고려중이다. 또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이들 나라 대신 그리스에 추가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리 젠킨스 이볼루션 시큐리티스의 채권 헤드는 "이들 국가의 국채수익률이 7% 가까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유로존 위기가 대폭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이현정 기자 hjlee303@ⓒ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